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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에 대한 소고
석가탄신일에 대한 소고
  • 박태홍
  • 승인 2017.05.01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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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내일은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이다. 도내 각 사찰에서는 연등 봉축행사를 비롯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올 석가탄신일은 오는 9일 치러질 장미 대선 기간 중에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도내 각 간선도로변에는 대선주자들의 대선 공약이 담긴 플래카드와 함께 부처님오신날을 경축하는 플래카드가 함께 내걸려 있어 이채롭기까지 하다.

 경남도내에는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법보 사찰인 합천 해인사와 불보 사찰로 일컬어지고 있는 통도사가 있으며 사찰 일원이 경남기념물 제21호로 지정된 하동 쌍계사가 자리하고 있다.

 양산 통도사(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구 본사), 합천 해인사(대한불교조계종 제13구 본사), 하동 쌍계사(대한불교조계종 제13구 본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 사찰이기도 해 석가탄신일의 각종 행사도 타 지역보다 이채롭고 다양하다.

 이들 3개 사찰이 보유하고 있는 말사와 암자는 수백채에 달하며 보유하고 있는 보물과 사적지 또한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때문에 3개 사찰은 자비를 베푸는 수행과 불경을 공부하는 도량의 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적 제504호로 지정된 합천군 가야면에 위치한 해인사는 고려 시대의 국찰이였다. 지금 세워져 있는 법당을 비롯한 각 건조물은 조선 말엽에 중건된 것들로 50여 동에 달하며 국보 제132호인 대장경판과 제52호인 대장경판고를 보유하고 있는 사찰로 유명하다. 해인사는 불교 항일운동의 근거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동군 화개면의 쌍계사 역시 고찰이다. 이 절은 신라 시대에 창건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화개장터 입구에서 쌍계사에 이르기까지의 벚꽃길과 계곡은 찾는 이들로 하여금 무아지경에 빠트릴 정도로 경관이 수려하다. 절 내부의 보물 제500호인 대웅전과 경남도 유형문화재 123호인 명부전도 고색창연하기 그지없다.

 양산시 하북면에 위치한 통도사 역시 신라 시대에 지어진 고찰이다. 이 절을 창건한 자장율사와 관련된 설화는 이곳에서부터 환생한 것처럼 전해진다. 이 절의 특징은 불교의 계율을 지켜나가는 근본 도량이며 불사리 계단으로 인해 삼보사찰 중의 하나인 불보사찰의 칭호를 얻기도 했다. 통도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물과 유형 문화재 등은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부처의 신골인 사리를 봉안했기에 대웅전 내부에는 불상이 없는 것 또한 다른 절과 비교된다.

 올 석가탄신일에도 통도사는 창건 설화를 토대로 도량 전체를 꾸몄다. 사찰 전역에 배치된 2천여 개의 장엄등은 3일 석가탄신일 전야를 기점으로 오색찬란하게 불 밝혀진다. 이번 통도사의 장엄등 봉축행사는 불자들을 위한 볼거리 제공에 앞서 불교의 계율을 지켜나가는 근본 도량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가미했다. 통도사가 위치한 영축산을 불 밝힐 이번 석가탄신일의 장엄등 행사는 온 누리를 밝게 비춰줄 자비의 빛이다.

 석가모니는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을 구하려 득도했다. 도내 각 사찰에서 행해지고 있는 연등, 봉축행사는 중생들의 지혜와 세상의 광명을 구한다는 신앙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성탄절이 기독교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듯이 석가탄신일 또한 우리 모두의 축제일이 아닐까 한다.

 이 지역 불자들을 비롯한 지역민들은 석가탄신일이 되면 성철 스님을 그리워하고 찾는다. 이곳 산청에서 태어나 진주중학교를 나온 청년 이영주(성철 스님)는 불교에 귀의한다. 동서양의 철학, 인문, 문학, 논리학 저서를 두루 섭렵하고는 영가의 신심명증도를 접하고 수행 길에 오른다. 지리산 대원사, 금강산 마하연사, 해인사, 통도사 백련암, 수덕사, 화계사 등에서 안거했다.

 성철 스님은 8년 동안 강좌불와를 행하면서 평생을 수행으로 일관했다. 지난 1981년 조계종 제7대 종정으로 추대되면서 남긴 법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로 정서적 양식을 일깨우기도 했다. 지난 1993년 11월 열반한 성철 스님은 빈몸으로 왔다. 빈몸으로 가면서 다비 후 진신사리를 남겼다. 승가의 수행에서는 돈오돈수를 주장하며 평생을 깨닫고 몸을 낮춰 남을 공경했다.

 내일이면 그의 생가터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에 세워진 겁외사를 많은 중생들이 순례할 것임은 자명하다. 우리 모두 내일 하루만이라도 남을 공경하며 몸을 낮추는 성철과 자비를 베푸는 부처님을 닮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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