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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바른 의미 깨달아야…
김해 신흥사 양지 스님 경전 번역서 5권 출간 바른 깨달음 길잡이 “지혜로 세상 살 길 바라”
2017년 04월 30일 (일)
김용구 기자 humaxim@kndaily.com
   
▲ 김해 신흥사 양지 스님은 생활 속에서 불자와 일반인들이 부처를 찾기를 바란다.
 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날(5월 3일)을 앞두고 사찰 안과 밖에 연등이 걸렸다. 시내 곳곳에 일렬로 줄을 선 연등은 고통의 세상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미소를 건네는 듯하다. 해마다 돌아오는 부처님 오신날이 행사로만 치러지기보다 삶의 깨달음을 품는 특별한 날로 삼아야 한다는 스님이 있다. 김해시 한림면에 있는 신흥사 주지인 양지 스님은 생활 속에서 부처를 찾기를 바라며 불교경전을 번역하고 있다. 번역을 하는 마음에는 불자와 일반인들이 불교경전에 쉽게 접근해 바르게 깨달을 수 있기를 바라는 자비가 깔려있다. 일반인들이 불교를 바르게 알고 수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책에 두루두루 묻어난다.

 양지 스님은 지금까지 다섯 권의 번역서를 내놓았다. ‘서산대사의 마음으로 본 선가귀감’, ‘관세음보살이 되는 천수경’, ‘윤회를 벗어나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진여의 지혜로 살아가는 돈황본 육조단경’, ‘무의도인으로 살아가는 임제록’은 생활 속에서 부처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쉬운 가르침을 주고 있다.

 양지 스님은 “불교 수행자가 전지전능(全知全能)한 부처를 자기 마음대로 설정해 놓고 수행한다면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부처의 개념을 바로 알면 누구든지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와 해탈을 얻고 관세음보살이 돼 ‘깨달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양지 스님은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부처로 살아가는 바른 가르침이 이 땅에 퍼지고, 깨달음이 주는 불교의 향기가 온누리에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을 연등에 담는다.

 양지 스님은 흙에서 고귀한 생명을 일깨우는 농부의 마음으로 땅을 일구고 채소를 가꾸며 생활한다. 노동은 또 다른 깨달음으로 나가는 길이다.

 작은 깨달음과 삶의 질문을 던지는 양지 스님의 번역서 한 권을 읽으며 음미하는 시간은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는 지혜로움이다. 양지 스님의 번역서를 간략히 소개한다.





   
▲ 양지 스님이 번역한 불교 경전 5권.
 ◇서산대사의 마음으로 본 선가귀감

 ‘서산대사의 마음으로 본 선가귀감(禪家龜鑑)’은 원문에 대한 깊은 사유가 오롯이 녹아 있다. ‘선가귀감’은 1564년 서산대사가 유학이 난무하던 시대에 후학들에게 정진과 교화를 당부하며 대장경에서 본문을 가려 엮고 주해와 송, 평을 달아 설명한 불교 개론서다.

 양지는 원문을 온전히 싣고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해석을 덧붙였다. 번역에 참고한 문헌은 단어마다 주석을 일일이 달아 참고서적을 언급해 뒀다. 번역 과정에서 꼭 덧붙여야 의미 해석이 가능한 몇 구절만 간략히 기입하되 얇은 글씨로 구분해 원문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했다. 한마디로 일체 사견을 배제했다. 책의 서두에는 그 흔한 프롤로그나 이름 높은 스님, 학자들의 추천서도 없다.

 스님은 “읽는 이가 죽은 문장이 아닌 하나의 문장이라도 살아있는 문장으로 깨닫길 바란다. 활구와 사구는 자신과 타인의 의지로 극명히 드러난다”고 말한다.

 ◇관세음보살이 되는 천수경

 천수경은 부처로 살아가는 발원문인 동시에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참회하는 경전이다. 참회라는 것은 이전의 허물을 계율에 따라 뉘우쳐서 두 번 다시 과오를 범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불교(佛敎, 佛法)에서는 참회하면 용서를 하는 것이다. 용서와 화합의 종교이므로 불교에서는 자살이 없게 되는 것이다.

 ‘관세음보살이 되는 천수경’의 역자 양지스님은 범어와 한문으로 적힌 경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해야 스스로의 원력과 기도도 성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윤회를 벗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반야심경은 불교의 핵심을 뽑아놓은 것으로 제목을 합해 270자로 돼 있으며 불교인들이 가장 많이 독송하는 경전으로 사찰에서는 항상 독송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경전이다.

 반야심경의 총 10구절을 담았고 각각 다른 선지식들의 한문 번역 및 한글 뜻풀이를 수록한 것이 특징이다. 평소 뜻도 모른 채 진언만 독송하던 불자에게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구절의 전체적인 의미를 보기 전 단어의 세세한 뜻을 담아 불교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양지 스님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유를 소승의 반야가 아닌 대승의 반야지혜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반야심경의 궁극적 지향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진여의 지혜로 사는 돈황본 육조단경

 우리는 인간의 본성(本性)은 무엇인가? 왜 살아가는가? 질문하면서 외부로 마음을 돌려서 답을 찾으려고 다양한 종교를 만나 신앙에 빠지든지 아니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한평생 방황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 중에서 행운으로 불교를 만나게 돼도 신앙에 빠질 수가 있다. 그러나 바른 안목을 가진 바른 사람은 무엇을 보거나 들어도 상관없지만 바른 안목이 없으면 어디에나 빠져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양지 스님은 이 경은 인가증명이나 전의설이라는 신앙이나 외도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번역을 했다.

 ◇무의도인으로 살아가는 임제록

 이 책은 이제까지 많은 선지식들이 번역과 해설을 했으며 현재 시중에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을 다시 번역하고 해설하고자 하는 것은 신앙과 종교를 구분해 확실하게 알리기 위해서다.

 양지스님은 역자 양지 스님은 지난 1992년 해인사 길상암에서 명진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동국대 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김해 신흥사 주지로 주석 중이다. 스님은 한문과 산스크리트어로 된 경전 및 어록의 원문 번역을 수행으로 삼고 있다. 신흥사에서는 사찰에서 가장 대중적이지만 뜻 모르고 읽히는 ‘천수경’의 진언까지 해설해 경전에 대한 강의와 독자들의 이해를 적극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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