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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과 인생 학교
평생교육과 인생 학교
  • 정영애
  • 승인 2017.04.25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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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애 금성주강(주) 대표이사
 제2의 인생 학교인 평생교육이 붐을 이루고 있다. 주로 50대 이후 은퇴세대를 대상으로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30~40대 젊은 층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평생 교육시스템은 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지자체 내 대학과 산학협력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에서 지정한 특정 평생 교육프로그램은 학제와 연계시켜 학점취득의 기회까지 부여한다. 지역대학에 위탁한 경우 대학의 자체프로그램과 중복되지 않도록 편성해, 일반인 누구나 한 학기(3개월 코스) 단위로 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금액을 공제한 자부담(6~8만 원)만 내면 등록해 수강할 수 있다.

 대학 자체프로그램은 전문자격증 과정으로 순수 자부담(20~30만 원)으로 수강 해야 한다. 또한 자치단체 부설 노인복지센터나 여성회관, 문화예술재단, 동의 복지회관에서 무료 또는 적은 금액으로 개설한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그 밖에 백화점이나 문화예술단체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 등 평생 교육수강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그러나 이런 각종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교육 주체들 간의 프로그램 조정이나 네트워크화된 통합시스템 없이 중구난방 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평생교육의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기대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자칫 양에 치우친 생색내기 교육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교육프로그램도 대부분 취미 교양 분야로 천편일률적이고, 운영시스템도 모집 강사에 의한 전달식 강의에 그치고 있다. 대학이나 기관단체별로 특화된 프로그램 없는 중복 편성된 강좌로 수강생이 미달돼 폐강되는 사례도 있다. 공통적인 문제점은 강사진의 질적인 문제와 교육 후 추수관리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평생교육에 대한 피드백으로 교육성과 측정이 되지 않아 교육의 질적인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특정 프로그램의 경우 수강생의 수준 조절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등록시켜 2~3차례 재수강하는 강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지방의 평생교육과는 달리 서울시의 50 플러스 재단에서 운영하는 평생 교육사업은 당연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평생교육을 제2의 인생 시작 프로그램으로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제2 인생 설계, 제2 경력개발, 커뮤니티 지원, 자기개발 및 취미ㆍ여가, 특화사업 등 다채롭다. 지방에서 취미ㆍ여가 위주로 운영되는 것과 비교되는 알찬 평생 교육프로그램임을 알 수 있다. 서울시는 50 플러스 사업을 정책개발, 캠퍼스 운영, 일자리 모델개발, 신문화 확산이라는 복합 개념의 종합 인생 학교를 목표로 운영하고 있어서 웬만한 전문교육과정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서울시는 권역별로 6개의 캠퍼스를 설치해 특화된 평생 교육프로그램으로 은퇴 후나 경력단절 시니어에게 맞춤식 일자리 창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평생교육 시스템은 민간단체가 주체가 돼 운영하는 인생 학교이다. 단순히 강의식 프로그램만 운영하는 민간 평생교육이 아니라 쉼터와 커뮤니티 공간이 함께 하는 수준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생 학교는 철학가이자 소설가인 프랑스 작가 알랑 드 보통이 예술, 교육, 문화계에 종사하는 지인들과 함께 지난 2008년에 영국 런던 마치몬트거리에 세운 학교의 한국 분교이다. 아시아 최초로 9번째 분교로 출범한 인생 학교의 교장은 아나운서 출신으로 여행작가 소설가로 유명세를 탄 손미나 씨다.

 대학 평생교육과 관주도 평생교육과는 교육프로그램 운영방식이 다르다. 카페식으로 개조한 쉼터 겸 커뮤니티 공간이 바로 교육장이다. 회원제 운영과 과정별 운영으로 구분해서 비교적 저렴한 수강료로 질 좋은 강좌를 수강할 수가 있다. 이 인생 학교는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들과 가슴 뛰게 하는 직업선택,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원만한 인간관계 정립을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 이처럼 서울과 지방은 평생교육에도 격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평생교육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은퇴 후나 50세 이후 인생 이모작을 성공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재교육에 의한 지식과 교양의 재충전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시인 류시화는 살고(LIVE), 사랑하고(LOVE), 웃으며(LAUGH), 배우는(LEARN) 포 엘(FOUR L)이 우리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라고 했다. 삶은 하나의 모험이거나 현실 안주이다. 우리가 존재 가치를 느끼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열정을 품고 가슴 뛰는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된다. 각자 인생 2모작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모색의 텃밭인 평생교육과 인생 학교의 참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되새겨 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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