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6:28 (금)
대선후보들의 지식과 지혜
대선후보들의 지식과 지혜
  • 이태균
  • 승인 2017.04.24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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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균 칼럼니스트
 5ㆍ9 대선을 앞두고 5명의 메이저 대선후보들의 TV 토론이 한창이다. 주요 후보들에 대한 TV 토론 방송을 하는 것은 대선후보로서 대한민국을 경영할 수 있는 자질과 철학이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함임에도 불구하고 세 차례의 대선후보 토론을 본 유권자의 한사람으로서 솔직히 실망감이 앞선다. 무엇보다도 대선후보들이 왜 TV 토론을 하고 있는지도 착각하면서 토론에 임하고 있지 않나 싶다. 사회자가 질문과 답변에 앞서 주의사항을 알리고 질문 요지와 답변이 토론의 범주를 넘어서는 경우 제지에도 불구하고 본질을 벗어나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감정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국민과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비전 제시와 아울러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국가경영 철학과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한 정책이 있는지를 알고 싶지만, 후보들은 기껏해야 상대방 깎아내리기나 하고 심지어 인격 모욕도 서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상대방의 질문에 대한 성실한 답변보다는 골치 아픈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도 하지 않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어물쩍 거리고 만다. 그러기에 질문한 후보는 그 명확한 대답을 듣기 위해 두서 차례 반복질문을 시도해보지만 결과는 역시 겉도는 답변뿐이다.

 대선후보들은 국민에게 솔직해야 한다. 시인할 것은 인정하고 잘못이 있으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우선에는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유권자에게는 오히려 깊은 신뢰를 주게 될 것이다. 물론 네거티브성 질문에는 단호하게 대처해 상대 후보자가 다시는 그러한 질문으로 후보자를 인신공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합리적인 의심이 가는 질문에는 후보자가 차분하게 사실이 아님을 객관적인 사항을 근거로 답변함으로써 되레 가짜뉴스를 근거로 질문한 상대 후보자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객관적인 증언과 증인이 있어도 아니라고 잡아뗀다든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오히려 유권자에게 불신만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세 차례의 TV 토론을 보면서 앞으로 남은 두 차례의 토론방송에서도 별로 변할 것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앞선다. 그렇다면 이 토론방송을 계속해야 할지도 고민해 봐야 하는 것 아닐까. 무엇보다 거짓말과 말 바꾸기를 자주 하는 후보자는 유권자로부터 외면을 당해야 마땅하다. 주요 대선후보 모두가 나름대로는 자신이 준비된 대통령감이라고 자부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국민과 유권자에게 대통령으로서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면서 그런 소리를 해야 할 것인데 안보와 외교는 물론, 사드 배치와 대북관계 설정을 두고도 갑론을박만 계속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사이다와 같은 대안 제시는 없다. 무엇이 준비된 대통령이란 말인가.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한미군사 동맹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와 문화적으로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어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다루면서 미국을 고려하지 않고 북한과 중국을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만약 북한의 김정은이 불장난이라도 칠 경우 우리 국민과 함께 피를 흘리면서 대한민국 수호에 앞장설 나라가 어디인가. 적어도 우리가 자주 국방력을 갖춰 대한민국을 홀로 지킬 수 있을 때까지는 어차피 미국은 혈맹으로서 우리와 함께 운명을 같이하게 될 것이다.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남북화해 우리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줄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것이 대한민국의 안보에 위협적인 요소로써,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돕는 대북정책이라면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

 대선후보들은 지식만 있다고 국가경영을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안보와 외교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와 문화 분야 등에 대한 지혜로운 대선후보들의 비전 제시가 절실하다. 대선후보들은 앞선 세 차례의 토론방송을 거울삼아 앞으로 남은 두 차례의 방송토론을 통해 국민과 유권자가 자신을 지지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결정타를 날려주기 바란다. 국민을 위한 정책대안이나 국가경영에 대한 비전 제시 없이 상대방의 실언이나 물고 늘어지며 흠집 내기에 몰입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과오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반성 없이 견강부회 식의 해명으로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는 지금까지의 토론은 앙코없는 찐빵에 불과하다. 이러한 찐빵에 국민과 유권자는 식상하다 못해 입맛마저 잃을 지경이다. 국민과 유권자의 구미를 당기는 대선후보들의 국가경영 철학과 민생문제에 대한 정책과 비전 제시에 대한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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