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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홀로서기 위한 프레임을…
경남 홀로서기 위한 프레임을…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7.04.23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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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선거 때면 정치권은 지역감정의 폭발성과 후유증을 모를 리 없건만, ‘우리가 남이가’로 한몫을 건지려 했고 실제 통(通)했다. 하지만, 4ㆍ12 재ㆍ보궐선거결과, 경남이 보수 텃밭이 되기는커녕, 아성이 무너지는 등 바람이 거센 민심의 변화를 느꼈다. 물론, 탄핵 때문에 보수가 지리멸렬한 것도 한 원인이겠지만, 경남 ‘홀로서기’란 것도 배제할 수 없다. 경남은 GRDP나 그 규모에 비해 국가정책 또는 특정한 예산 등에서 대구ㆍ경북(TK)에 소외당하고, 부산(PK)에 밀려 홀대받은 게 사실이다.

 유권자도 전국 4번째다. 경기도가 전체의 24.1%를 차지한다. 이어 서울(19.7%), 부산(7.0%), 경남(6.5%), 인천(5.7%), 경북(5.3%), 대구(4.8%)의 순에도 존재감은커녕, 핫바지 정도로 취급받았고 주변에도 맴돌지 못한 변방이었다. 물론 타 지역 영남권과 달리, 모래성과 다를 바 없는 경남정치권을 탓했지만, 이젠 경남도민이 나서야 한다. 제 몫을 찾지 못한 전례를 감안, ‘경남 홀로서기’의 대선 이슈화로 ‘경남 몫’을 챙겨야 하고 이번 대선은 ‘없다는 것’에서 출발, 호기다.

 현직 대통령도 없고, 대통령이 없다는 것은 집권 여당이 없고, 집권여당 후보도 없다. 또 호남 출신 후보가 한 명도 없는 헌정사상 초유의 ‘3무대선’이다. 더한다면, 탄핵으로 인한 대선이어서 청사진을 그릴 인수위도 없다. 현직 대통령이 궐위상태여서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당선과 동시, 취임이 요구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고,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후보자들도 민심에 편승하려는 이때, 무너진 경남 자존심을 되찾고 경남현안이 주요 대선후보들의 핵심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도민들과 정치권은 뜻을 모아 ‘경남의 몫’을 보장받는 강한 의지가 요구된다. 이어 영남권이라는 공동체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프레임을 짜야 한다. 바로 영남 프레임을 벗고 경남의 독자 권역 프레임을 개발해야만 홀로서기도 가능하다.

 영남권은 대구ㆍ경북의 TK와 부산ㆍ경남 PK로 나뉘어 있었지만, 각종 정책과 예산에서는 하나로 취급됐다. 하지만 국가 정책 결정이나 주요 정치적 사안에 있어서 경남은 항상 따돌림당했지 하나가 아니었다.

 영남권 내에서 매년 국가 예산 반영 최하위, 조선 관련 연구지원시설 하나 없는 조선산업 메카,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및 연구개발특구 배제 등 정책에서 밀렸다. 또 경남은 로스쿨 없는 유일한 광역자치단체다. 해양경찰청도 김해 이전 확정 후 부산으로 번복되는 등 지역별로 배분된 몫도 빼앗기는 수모를 겪어왔다.

 역대 정권에 의해 부산ㆍ울산광역시가 분리됐고 기장ㆍ양산ㆍ김해 등 경남 땅 부산편입으로 항만과 공항을 빼앗겼다. 또 중화화공업과 자동차산업 등은 울산권역으로 바뀌면서 동남권 경제 축을 되찾기 위한 경남 미래를 위한 산업재편이 시급한 처지다.

 지난 박근혜 정부 4년, 지역산업 예산이 1조 1천652억 원에 이르지만, 경남에 지원된 예산은 대략 535억 원이다. 전체 5%에도 못 미치는 홀대를 받았다. 이번 대선도 유력 후보들은 부산을 동북아시아 신해양산업의 중심지 육성을 위해 관문 공항과 공항복합도시를 건설을 강조하고 바닷길 재개발 등 매머드급 공약을 쏟아냈다.

 하지만, 경남에 대해서는 미래 50년 사업으로 경남도가 추진 중인 3개 국가산단, 남부내륙철도 등 공약만 채택했다. 또 영호남 8개 시ㆍ도지사들이 지방분권과 영호남 상생발전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대선 후보들에게 공동건의 했지만, 이 또한 기존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해 지자체별로 동상이몽을 꾸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경남은 수없이 소외와 차별을 지적, 정치권은 개선을 장담했지만 구호에 그쳤을 뿐, 선거가 끝난 후는 푸념과 한탄만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대선 공약을 자세히 살펴, 보완토록 해 공약(空約)이 안 되도록 해야 한다. 묘항현령(猫項懸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도 못하는 즉, 실행하지도 못할 일을 의논만 하는 쥐떼처럼 돼서는 안 된다. 경남도민들이 19대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 경남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는, ‘경남의 몫’을 챙길 수 있는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역대 선거결과, 경남은 보수의 텃밭이었다. 압도적 지지에 대한 지원(보답)은 기억마저 가물거릴 정도다. 대가를 바란 지지는 옳지 않지만, 타 지역에 비하면 홀대를 넘어 푸대접에 가까웠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이다. 선거 때면, “낙동강에 빠져 죽자, 호남홀대론” 등 지역 정서를 들쑤시기도 하지만, 철 지난 넋두리다. 불신만 키우는 무분별한 공약도 경계해야겠지만 이번 대선은 ‘경남의 몫’을 챙기는 첫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경남도민 모두의 지혜로움이 요구된다. 경남프레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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