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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마다 나오는 색깔론 이젠 퇴출을
선거마다 나오는 색깔론 이젠 퇴출을
  • 경남매일
  • 승인 2017.04.2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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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북 프레임의 선구자격인 ‘주적’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했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제19대 대선후보 초청토론’ 자리에서다. 이날 토론회에 나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이 우리 주적이냐”고 물었고 이에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가 북한을 주적이라고 명시하면 안 된다. 남북 간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할 일이다. 필요할 때는 남북정상회담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우리나라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이라고 말 못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제 차 따져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그건 국방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고 직답을 회피했다.

 유 후보와 문 후보가 나눈 이 날 문답 이후 ‘주적’이라는 단어는 하루가 지난 20일에도 온종일 회자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통일부가 직접 나서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은 적이자 동반자”라는 입장이다. 대한민국 법체계도 북한을 적으로 보면서 동반자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가장 최근에 발간한 국방백서 제2절 1항 국방목표에 북한이 아닌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주적’이라는 단어는 국방백서에서 사라진 지가 10여 년이 훨씬 넘었다. 이번 5ㆍ9대선은 민간인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됨에 따라 7개월이나 앞당겨져 실시되는 부끄러운 우리의 정치 민낯이다. 이번에야말로 정책과 공약을 파악하고 제대로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또다시 어떤 집단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낸 허접스러운 프레임에 속아 검정되지 않은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가. 계파니, 파벌이니, 좌파니, 우익이니 하는 단어는 이 나라 선거문화에서 벌써 퇴출당했어야 맞다.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해묵은 색깔론과의 이별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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