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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연휴 “울고 싶어라”
5월 황금연휴 “울고 싶어라”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4.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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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중소기업 직원 납기일 등 휴일 반납 상대적 박탈감 심각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도내 중소기업 직원들이 제품 납기일 차질 등을 우려해 휴일을 반납하고 근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번 황금연휴에 연차를 사용하면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9일, 길게는 29일부터 대통령선거일인 5월 9일까지 무려 11일간 쉴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상당수는 징검다리 연휴를 즐길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 달 1일(근로자의 날), 3일(석가탄신일), 5일(어린이날) 공휴일에 많아야 하루나 이틀 쉴 뿐 공휴일에 전부 근무해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창원공단에 입주한 A사는 일단 다음 달 1일만 쉬기로 했다. 휴무일 사이에 낀 2일과 4일에는 정상근무를 해야 한다.

 이 업체 임원은 “연휴 동안 직원들을 쉬게 하고 싶지만 대기업 하청업체 입장에서 납품일정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라며 “6월께 돌아가며 월차를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직원이 10명 안팎인 한 포장 회사에 근무하는 김모(38ㆍ진주시) 씨도 “박스로 포장하는 작업을 하는데 일정을 맞춰야 해서 연휴 기간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해야 한다”며 “단 하루라도 좋으니 남들처럼 쉬고 싶다”고 말했다.

 대기업 직원들은 급여가 높고 근무 조건이 나을 뿐만 아니라 황금연휴까지 누리지만 중소기업 직원들은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김해 골든루트산단 B사 대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환경이 달라 직원들이 박탈감을 많이 느낀다”며 “인력난 탓에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둘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해지역 소규모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는 박모(43) 씨는 “이번 황금 연휴뿐만 아니라 법정 공휴일은 따지지 않고 주 6일 근무한다”며 “현장에는 점점 사람이 줄어 외국인 노동자만 남아있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중소기업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지난해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한 휴무계획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4월 중소기업중앙회가 경남을 비롯한 전국 중소기업 3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5월 6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중소기업 휴무계획조사’ 결과 63%가 임시공휴일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참여 기업 가운데 ‘생산량과 생산계획 차질, 업무조정 문제’ 탓에 참여할 수 없다고 대답한 기업이 8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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