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8:35 (금)
군항제 빛낸 수준 높은 교통문화
군항제 빛낸 수준 높은 교통문화
  • 원양호
  • 승인 2017.04.18 2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원양호 진해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정
 1963년에 시작된 군항제가 벌써 장년을 넘어 55년간 쉼 없이 개최됐다. 군항제는 우리나라 최고의 벚꽃 축제로 이 기간 동안 전국의 상춘객들이 진해를 찾는다.

 진해 군항제 초창기에는 이충무공 동상이 있는 북원로터리에서 제를 지내는 것이 전부였으나, 1963년부터 본격적으로 축제로 개최됐다. 충무공의 숭고한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향토문화예술을 진흥하는 본래의 취지를 살린 행사와 더불어 문화예술행사, 세계군악페스티벌, 팔도풍물시장 등을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봄 축제다.

 올해도 어김없이 흐드러지게 만개한 벚꽃잎 만큼이나 많은 방문객들이 진해를 찾았다.

 지난 3월 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군항제가 끝나는 4월 10일까지 68만 대의 차량, 290만 명이 진해를 다녀갔다니 믿기 힘들 정도다.

 4월 첫 번째 토요일인 1일 4만 5천대의 차량에 27만 명이 진해를 찾았고, 일요일인 2일에는 14만 대의 차량에 65만 명의 상춘객이 집중돼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진해는 남쪽과 서쪽이 바다로 돼 있고 2곳 터널을 지나야만 인근 마산이나 김해에서 시가지로 진입이 가능한 지역적 특성을 가진 곳이다.

 이런 여건에서 이렇게나 많은 상춘객들을 수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매년 군항제를 앞두고 관련 기관이나 시민사회단체 등은 회의와 고민을 거듭해 왔지만 뚜렷한 방안을 찾을 수 없었다. 이들이 내놓은 방안이라고 해 봐야 지역민들이 이 기간 동안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식의 시민의식을 강조하는 것 뿐이었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샤틀버스 운영은 시가지 교통난을 일부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안민터널과 장복터널, 동부지역인 웅천동에서 진해시내로 유입하는 곳에 주차장을 조성하고 상춘객들의 차량을 이곳에 주차하도록 했다. 그리고 72대의 관광버스를 임대해 셔틀버스를 운용했다. 하지만 좁디 좁은 시내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해 이 또한 셔틀버스의 역할이 제대로 될 수가 없었다.

 무언가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될 위기에 창원시와 진해경찰서는 셔틀버스전용차로를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3차로인 차로도 주차장으로 변하는데 그 중에서 1개 차로를 전용차로로 하자는 것은 옥상(屋上)옥의 무모(無謀)한 발상으로 반대의 의견이 난무한 할 수밖에 없었다.

 무지와 비난과 책임을 받더라도 뜻을 모아 편도 3차선 중 끝 차선에 라바콘을 설치해 12㎞의 전용차로 운용한 결과 90% 이상 이 전용차로를 지켜 주었고 17만 명 이상이 셔틀버스를 이용해 예년에 볼 수 없는 수준 높은 교통문화로 걱정은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시민의식이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다.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성숙된 교통문화로 군항제를 방문하는 상춘객들의 들뜬 마음이 짜증으로 바뀌는 일이 없기를 바래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