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1:37 (금)
병역판정검사가 국민 건강에도 한몫
병역판정검사가 국민 건강에도 한몫
  • 박창명
  • 승인 2017.04.13 1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창명 병무청장
 정유년 새해의 쌀쌀하던 첫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러 달이 지났다. 예년과 다름없이 우리 병무청에서는 ‘국민을 향한 행복한 변화’를 추진하며 지난 1월 23일부터 병역판정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949년 병역법 제정 시부터 사용하던 ‘징병검사’라는 용어를 68년 만에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해 ‘병역판정검사’로 개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병역의무 이행을 과거에는 강압적, 부정적으로 인식한 것과는 달리 현재는 자랑스럽고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회적 변화와 요구에 따른 것이라 하겠다.

 병역판정검사는 대한민국 19세(올해는 지난 1998년 출생자) 남자를 대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몇 가지 단계를 거친다. 우선 정신건강 상태를 가늠하고자 실시하는 심리검사, 폐결핵과 근골격계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방사선검사, 혈액과 소변을 채취해 순환기 계통을 점검하는 진단의학검사가 있다. 이 모든 자료를 종합해 최종적으로 10명의 전문의자격을 가진 병역판정검사전담 의사가 과목별 정밀 신체검사를 거쳐 신체등급을 판정하고, 학력 등을 고려해 병역판정관이 병역처분을 하게 된다.

 병무청에서 올해 처음으로 실시하는 ‘잠복 결핵 검사’는 수천년간 인류를 괴롭혀온 전형적인 후진국형 호흡기 전염성 질환에 대한 검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0대 경제 대국, OECD 상위국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연간 2천명이 넘는 인원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다. 결핵의 85%는 폐결핵이고 15%는 폐 이외의 다른 장기에 침범해 병을 일으킨다.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전달되므로 많은 사람들의 체내에 소수로 살아있는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외부로 배출되지 아니해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고 증상이 없어 객담검사와 흉부X선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온다. 이를 잠복 결핵이라고 한다. 결핵균은 몸이 건강할 때는 균이 활동하지 못하나 우리의 몸이 아파서 저항력이 약해질 경우 결핵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 잠복 결핵의 위험성은 활성화되면 전염성을 띤다는 점에서 사전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보건환경의 개선과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그 수치는 조금씩 낮아지고 있지만 올해 현재까지 병역판정검사 기간 중 잠복 결핵 검사 양성자의 비율이 수검자 중 약 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복 상태의 결핵으로 확인되면 그에 맞는 항결핵제를 복용하는 것이 결핵의 발현을 예방하는 최선의 선택이다. 지금 민간병원에서 잠복 결핵의 검사비용이 10만 원에 달하고 그나마 비용에 대한 국가지원은 결핵 환자의 가족 단위 위주로 책정돼 있다. 또한 다른 검사와는 달리 균 배양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그 결과는 최소 3일에서 1주일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렇듯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사전에 검진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터인데 병역판정검사로 나의 건강상태도 확인할 수 있고 관련 자료들은 국민보건건강 빅데이터로 활용 가능하니 일거양득이 아니겠는가?

 지금까지 병무청 병역판정검사는 정확하고 투명하며 공정함을 최우선 했다. 물론 그 가치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더욱이 잠복 결핵은 병역판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그런데도 결핵균이 잠복하고 있는 병역의무자가 있다면 이를 사전에 알려 치료하게 하고 결핵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야말로 국토방위에 헌신하고자 하는 우리의 젊은 고객에 대한 당연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병역판정검사는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서 국민건강증진에도 일조하는 ‘국민을 향한 행복한 변화’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