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1:33 (금)
우리 동네 두 바퀴 돌며 행복 전파해요
우리 동네 두 바퀴 돌며 행복 전파해요
  • 이동화
  • 승인 2017.04.11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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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화 김해서부경찰서 장유지구대 순경
 사람 사이의 공감 능력은 거리의 영향을 받는다.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의 마음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그의 기쁨도 슬픔도 같이 느끼기가 쉽다. 그런데 멀어지면 공감 능력은 반비례해서 떨어진다. 아예 보이지 않을 만큼 먼 거리에 있게 되면 사람보다는 그냥 추상화된 이미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거리는 꼭 물리적 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적, 환경적 거리도 있다. 우리와 다른 외모나 국적, 혹은 문화를 가진 사람과는 웃음이나 마음을 나누기가 어렵다. 그러나 나는 느낀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고 다른 문화와 국적을 가지고 있어도 모든 시민들은 내 부모님이나 동생과 똑같이 인생의 희비 애환을 알고 나름의 열망과 상처를 마음속에 간직한 인격이라는 것이다. 순찰을 돌면서 지나가는 시민분들을 볼 때도 내 가족이 저기 걷고 있구나 굳게 생각하곤 한다.

 어쩌면 시민들이 경찰관을 바라볼 때도 정서적 거리감을 느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경찰관들은 제복이 먼저 보이기 때문에 온기를 가진 인간보다는 거대한 법집행기관의 일부로 비춰지기 쉽다. 그러나 모든 치안활동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가 있어야 빛을 발할 수 있다. 시민들의 적극성은 따뜻한 공감 속에서 수월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과의 거리감을 극복하고 시선과 피부로 온기를 전하기 위해 김해서부경찰서는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 소개하는 ‘우리 동네 두 바퀴’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 동네 두 바퀴’는 도보순찰프로그램이다. 내근 직원들을 중심으로 평일 오후 8시부터 10시경까지 경찰서 호송 차량을 활용해 지역 내 취약지를 선정해 도보 순찰한다. 화ㆍ목요일에는 시민 경찰연합회원들이 2명씩 지원하고 있다. 한 바퀴는 아쉬워서 두 바퀴다. 물론 모든 순찰의 목적은 범죄예방이지만 김해서부경찰서 직원들은 한 가지를 더 덧붙이려고 노력한다. 가능하면 많은 시민들과 눈을 마주치고,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시민과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고 웃음, 친절, 배려를 전파하기 위해서다.

 “안녕하세요? 헐! 이게 누구야? 안녕하세요!”

-하나님 땡큐 中

 이런 노력은 치유의 역할을 한다. 대화를 할 기회가 없었던 시민들에게는 대화를 제공한다. 지켜보는 사람에게 행여나 있을 마음의 상처를 낫게 해서 안정과 생동감과 웃음을 회복시킨다. 그렇게 생동감을 얻은 사람은 그 옆 사람에게도 전해줄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다. 따뜻한 얼굴을 가진 법질서와 미소가 시민을 타고 시민들 사이로 전해지길 바란다.

 도보순찰 중인 경찰관들을 보는 장유 시민들이 좀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경찰관들과 시민들이 서로에게 하려는 행복의 노력은 좋은 효과를 일으키지 않을까? 염화미소(拈花微笑)라는 말이 있다. 내가 보여주는 웃음은 타인을 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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