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7:37 (목)
[창간특집]“색이 참 곱죠”… 봄을 마시며 마음을 깨운다
[창간특집]“색이 참 곱죠”… 봄을 마시며 마음을 깨운다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7.04.09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꽃차문화교육원’ ‘꽃차 소믈리에’ 김인영 씨
찻잔에 꽃 띄워 몸ㆍ마음 치유
“자극 익숙한 입맛 되돌려야”
(주)봄, 가야문화축제 참여

 한들거리는 꽃잎. 꽃이 만개한 봄이다. 산으로 들로 꽃구경하러 다니는 것도 좋지만, 설레는 봄을 마실 수도 있다. 찻잔에 꽃을 띄워 마시는 ‘꽃차’. 꽃차 한 잔에 봄이 주는 위로와 여유를 느껴보자. 형형색색 봄꽃이 한자리에 피어있는 장소가 있다는 소문이 전해졌다. 수소문 끝에 창원시 남양동에 있는 ‘창원꽃차문화교육원’(이하 교육원)을 찾았다.

▲ 형형색색의 고운 빛깔을 뽐내고 있는 ‘꽃차’들.

 따스한 햇볕을 쬐며 기지개를 켜고 있는 듯한 꽃들과 인사를 나누며 교육원 안으로 들어섰다. 건물 안은 향긋한 꽃 내음으로 가득했다. 야생 국화차를 포함해 목련ㆍ장미ㆍ홍화ㆍ당아욱ㆍ매화ㆍ구절초ㆍ맨드라미ㆍ찔레ㆍ동백ㆍ칡ㆍ팬지ㆍ진달래 등 다양한 꽃차들이 있다. 그곳에서 여유롭고 평온한 인상의 김인영 창원꽃차문화교육원장과 이야길 나눴다.

 “색이 참 곱죠. 수업하다가도 ‘어머, 너무 예쁘다’라는 감탄사가 수차례 터져 나온답니다.”

 차를 전공한 김 원장은 꽃차와 인연을 이어온 지 10여 년이 흘렀다. 그는 이곳 교육원뿐만 아니라 창원 문성대학교와 거제박물관에서도 꽃차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꽃차 소믈리에’란 이름으로 열린다. 소믈리에란 본디 서양 음식점에서 손님이 주문한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뜻한다. ‘꽃차 소믈리에’는 꽃에 대한 특성을 잘 파악해서 그 꽃만의 차를 만드는 방법을 익히고 꽃차의 맛과 색ㆍ효능을 연구하고 평가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 김인영 창원꽃차문화교육원장이 목련꽃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있다.
 “꽃차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가신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김 원장은 “다양하고 고운 꽃차의 색이 심리적 안정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꽃차 효능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이건 목련꽃차예요. 축농증과 코 막힘, 두통과 비염에 좋죠. 무엇보다 맛이 그윽하고 은은합니다.”

 목련꽃차 덕분이었을까. 인터뷰 내내 편안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붉은빛을 띤 꽃차에 눈이 향했다.

 “아, 맨드라미꽃차요. 지혈작용이 뛰어나 출혈, 생리통에 좋으며 피를 맑게 해주는 차예요. 그리고 장미꽃차도 여성분들께 너무 좋습니다. 비타민C가 레몬의 17배나 들어 있어 피부미용에도 탁월하죠.”

 예쁜 빛깔만큼이나 향기가 좋았다. 노란색부터 보랏빛, 붉은빛, 파란빛까지… 방안에 꽃 무지개가 떴다.

▲ 야생 국화차를 포함해 목련ㆍ장미ㆍ홍화ㆍ당아욱ㆍ매화ㆍ구절초ㆍ맨드라미ㆍ찔레ㆍ동백ㆍ칡ㆍ팬지ㆍ진달래 등 다양한 꽃차가 가득하다.
 하지만 꽃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 식용을 목적으로 꽃을 판매하는 곳이 따로 있고 그런 검증된 곳을 거쳐 꽃차를 접해야 한다. 그래야 보기도 좋고 몸에도 좋은 ‘꽃차’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100℃ 이상의 온도에서 식물의 특성에 맞게 제다(차나무 등에서 딴 잎을 이용해 음료로 만듦) 해야 한다. 그래야 비타민ㆍ미네랄ㆍ단백질ㆍ칼슘 등의 성분과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김 원장은 ‘꽃을 익힌다’라는 표현을 썼다. 100~200℃의 열에서 꽃을 익히면 본연의 색이 더 강렬해진다.

 김 원장은 꽃차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다가 “우리는 맵고 짠 자극적인 것들에 너무 무감각 적으로 노출돼 있다”며 “그런 것들에 길들어 있는 입맛을 되돌리는 데 자연 그대로가 담긴 꽃차가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회사 봄 대표이기도 한 김 원장은 ‘전통적인 것을 살려보자’는 뜻으로 모인 상인들과 협동조합 ‘다소니’도 만들었다. 또 그는 지난 7일부터 11일간 열리는 가야문화축제에도 참여한다. ‘우리 고장 우수제품/사회적 기업’이란 이름을 건 부스(수릉원, 가야 무사 체험장 맞은편)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창원꽃차문화교육원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ㆍ오후 7시 ‘꽃차 소믈리에’ 수업을 연다. 수업 듣기를 원한다면 교육원으로 전화문의(262-3653)를 해보자.

 김 원장은 창원문성대학교 평생직업교육대학에서 ‘꽃차 소믈리에’ 과정 수업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6월 23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성인대상으로 진행한다. 접수방법은 창원문성대학교 평생직업교육대학 누리집(http://lead.cmu.ac.kr/) 메인화면에서 수강신청을 누르면 할 수 있다.

▲ 목련꽃 봉우리를 차로 만들기 위해 정해진 온도로 법제(꽃차를 때에 따라 알맞게 바꾸기 위해 정해진 방법대로 가공 처리하는 일)중이다.
 또 오는 26일부터 9월 27일까지 거제박물관에서도 ‘꽃차 소믈리에’ 수업이 있다. 거제지역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며 매달 마지막 수요일마다 수업이 진행된다. 오는 20일까지 26명을 모집하며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관련 문의는 거제박물관(687-6790)으로 하면 된다.

 꽃피는 계절 봄. 보는 것으로는 봄을 느끼기에 부족할 수 있다. 따스한 ‘꽃차’로 생생한 봄을 마셔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