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 영원한 사랑을 꿈꾸다
여의, 영원한 사랑을 꿈꾸다
  • 김은아
  • 승인 2017.04.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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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평생교육원장
 김해시 회현동에 봄 따라 꽃 따라 사랑이 타고 온다. 회현동은 5월 27일에 여의 문화축제 준비로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 여의 문화축제 한번 만들어 봅시다.” 동장님과 지역주민들의 제안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과 토의를 거쳐 기획서를 만들었다. 축제와 더불어 도시재생지원 사업으로 옛 우물 복원사업과 회현동 캐릭터 쥬얼리 제작, 합성초등학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텃밭 만들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봉황대 작은 구릉에는 여의 낭자의 피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흩어져 있다. 가락국 9대 겸지왕 때 황정승의 아들 황세와 출정승의 딸 여의는 서로 혼인을 약속한 사이였다. 사랑을 키워가던 두 사람의 사랑은 황세가 신라군과의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워 왕의 부마가 돼 유민 공주와 혼례를 하게 됨으로써 비극을 맞게 된다. 여의의 부모는 파혼당한 여의에게 다른 곳으로 시집가기를 권하지만 여의는 혼자 살다가 24세의 꽃다운 나이에 죽고 만다. 공주와 혼인한 황세 또한 여의 낭자를 잊지 못해 마음의 병으로 그 해에 죽는다. 그러자 성안 사람들은 둘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여의와 황세가 놀던 개라암에 작은 바위를 얹고 서남쪽의 것은 ‘황세돌’, 동남쪽의 것을 ‘여의돌’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 외에도 봉황대에는 여의 낭자가 죽어서 혼이 들어갔다고 전해지는 ‘하늘 문’이라고 불리는 돌문이 있고, 황세장군과 여의 낭자가 약혼한 후 처음으로 놀았다는 평평한 바위인 ‘여의좌’, ‘망견대’, ‘여의목’, ‘황세목’, ‘소변 터’ 등이 남아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를 품고 있다.

 회현동에서는 1975년에 출여의낭자(出如意娘子)의 정절을 기리기 위한 여의각(如意閣)을 세워 매년 여의제(如意祭)를 지내고 있다. 올해부터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주민들이 마을축제를 만들어보고자 마음과 뜻을 모았다. 16개 자생단체대표들과 모여 설명회를 갖고 주민들이 스스로 여의 문화축제 위원회를 구성하고 실무자를 정하고 진행 방향을 논의했다. 모든 단체가 뜻을 모은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에도 함께 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였다. 각자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분들의 얼굴에 진한 흥분이 묻어 있다. 마을 축제는 마을이라는 지역 공동체를 단위로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마을 축제는 마을을 단위로 하기 때문에 마을 구성원들에게 일체감을 주고 지역 정체감을 형성하게 한다. 전통적으로 마을 축제는 당산제를 지내면서 풍물을 치고 신명난 잔치판을 여는 양식을 취했으나 점차 마을의 경제적 활성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축제는 마을을 만들어가는 주민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 프로그램을 마을 주민들 스스로 기획하는 ‘마을 잔치’가 돼야 하고, 마을과 주민이 주인공이 돼 마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이를 통해 주민 역량 강화 및 마을의 고유 기능을 복원하는 데 목적을 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회현동 여의 문화축제는 주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모두가 참여해 마을 만들기와 함께 마을이 ‘살기 좋고 살고 싶은 곳’으로 확산되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은 축제이다. 마을이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다.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주민들은 매일 주민센터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마을을 바라보는 시선에 사랑이 들어있다. 여의의 못다 이룬 사랑이 주민들의 손에서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봉황대에 핀 벚꽃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이고 있다. 회현동은 지금 사랑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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