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5:01 (수)
경남 아동학대 급증 79%가 부모
경남 아동학대 급증 79%가 부모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3.28 2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1천435건 64%나 늘어 최고 범죄 인식 높아져
 지난해 경남지역 아동학대 의심 신고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1천5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훈육으로 치부돼오던 아동학대가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가면서 신고를 하는 횟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아동보호당국은 풀이했다.

 28일 경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지역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천435건으로 전년도 917건보다 무려 63.9% 증가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지난해 2월 고성에서 12세 딸의 버릇을 고치겠다며 아이를 의자에 묶고 폭행ㆍ고문해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사건 같은 가정 내 학대 사례가 잇따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인식이 많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거제지역에서 5살짜리 어린이의 양팔을 잡아끌며 바닥에 넘어뜨리고 밀친 혐의로 유치원 보육교사 황모(34ㆍ여) 씨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는 등 보육원ㆍ유치원 내 아동학대 문제도 공론화됐다.

 당시 황씨는 이 어린이의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이 같은 학대를 가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가정 내 아동학대는 일상적인 훈육이라는 인식 때문에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다가 문제의 심각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신고가 대폭 증가했다”며 “유치원ㆍ보육원 내 신고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고 건수 가운데 실제 아동학대로 분류된 사건은 사망 4건을 포함해 모두 1천134건으로 2015년 742건보다 65.4% 증가했다.

 지난해 실제 아동학대 건수를 1일 단위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3명 이상의 아동이 학대를 받은 셈이 된다.

 지난 2013년 아동학대 사례는 575건, 2014년은 749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학대유형을 보면 학대방법이 복합된 중복학대가 632건(55.7%)으로 가장 많았고 정서학대 219건(19.3%), 방임ㆍ유기 154건(13.5%), 신체학대 102건(8.9%), 성학대 27건(2.3%) 순이다.

 전체 사건 중 894건(78.8%)은 부모에 의해 발생했다. 어린이집ㆍ유치원ㆍ초등학교 교직원,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 대리양육자에 의한 학대는 168건(14.8%), 친인척이 가해자인 학대는 51건(4.4%)이었다.

 지난해 아동학대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시행한 현장조사 건수는 3천458건으로 전년 2천23건보다 58.5% 늘었다.

 경찰의 동행조사도 1천146건으로 전년 636건보다 55.4% 증가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학대 예방을 위한 지자체, 경찰 등 공공기관의 노력도 신고건수 급증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가정 내 폭력 예방을 위해 캠페인 등을 실시, 지속적인 인식개선 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