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02:41 (수)
집보다 편한 힐링센터 “마음까지 치유”
집보다 편한 힐링센터 “마음까지 치유”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3.22 2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영 조은노인전문요양원 자존감 높이는 프로그램
휠체어 목욕기 등 시설 갖춰 주간 보호센터ㆍ방문 요양
▲ 어르신들이 밝은 표정으로 보호사들과 함께 간단한 게임을 하고 있다.
 김해지역에 단순히 노인들이 재활하는 공간이 아닌 마음까지 ‘치유’하는 노인전문 요양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1일 오전 11시 30분께 방문한 진영읍 조은노인전문요양원은 때마침 점심시간을 맞아 분주했다.

 각자 병실에서 식사를 하는 다른 요양원과는 달리 이곳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1층 홀에 모여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어르신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삼삼오오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꿰차고 식사를 하고 있는 환자들이 마치 가족 같아 보이기까지 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김모(72) 씨는 “다른 병원에 있을 때는 많이 답답했지만 이곳은 자유롭고 재밌어요. 요양원이 아닌 집에서 생활하는 기분마저 들어요”라며 환히 웃었다.

 어르신들 틈새에서 안부 인사를 건네는 김상진 이사장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김 이사장은 “재활은 마음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불가능하지요. 환자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요양원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김 이사장의 철학이 요양원 곳곳에 녹아있다. 철학뿐만 아니라 일본 등지에서 선진 시설을 도입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때문일까? 개업한 지 불과 3~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입소문을 타고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이 많다.

▲ 어르신들이 식전 체조를 하며 식욕을 돋우고 있다.

 ◇노인을 힘들게 하는 요양원

 이 요양원에서는 ‘생활이 곧 재활’이라는 목표 아래 어르신들이 가능하면 생활실에서 있기보다는 최대한 많이 움직이기를 권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물리 치료실뿐만 아니라 요양원 전체가 일종의 어르신들의 놀이터이자 운동장처럼 구성돼 있다.

 어르신들이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식사 시간에 앞서 음악에 맞춰 간단하게 체조를 하며 웬만하면 요양보호사들이 음식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

 병원에서 이동을 할 때도 가급적이면 휠체어를 직접 어르신들이 운전하게 한다. 또 이동 틈틈이 높이 1m가량의 복도 안전 봉을 이용해 기립 운동을 한다.

 물리 치료실에는 재활 전문병원 수준 이상의 각종 장비와 장구들이 비치돼 있어 전문 치료사의 지도로 어르신들의 건강상태에 맞는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다.

 ‘회상의 장’에는 어르신들이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각종 물건들이 배치해 기억력 증진을 돕고 있다.

 ◇자존감을 심어주는 요양원

 이 요양원은 보호사가 환자 함께 승강기를 타면 항상 휠체어를 돌려 문 쪽을 향하게 한다.

 거동이 불편하고 말하기조차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지만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뇌 기능마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이곳 승강기는 다른 곳과 달리 보호인이 휠체어를 문 쪽으로 돌리고서야 문이 닫히도록 시간을 조정해 놨다.

 김 이사장은 이러한 작은 배려가 어르신들의 자존감 형성에 큰 기여를 한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에게 원복을 강요하지 않고 자유로운 복장을 입도록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요양원 내에는 미용실이 있어 어르신들은 언제라도 머리 모양을 바꿀 수 있다.

 다른 요양원은 하루 일과가 군대마냥 딱딱하게 정해져 있게 마련이지만 이 요양원은 어르신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이곳에는 어르신들 스스로 1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택해 하루 일과를 보낼 수 있게 했다.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게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결과에 대해 성취감을 주기 위해서이다.

 제빵, 도예, 원예, 텃밭 가꾸기 등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은 물론이고 노래방, 전자오락실까지 갖춰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 수 있다.

▲ 재활병원 못지않은 물리치료실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

 ◇청결해 가정 같은 요양원

 2만 7천150㎣(8천227평) 부지에 들어선 4층 요양원 건물 내부는 어르신들이 가정에서 생활하는 것 같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4인 1실로 구성돼 있는 생활실은 침상이 칸막이로 구분돼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다. 개인별 옷장과 수납장도 갖추고 있다. 인테리어 역시 흰색 색 계열로 치장돼 있어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르신들 위생에서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이 병원은 어르신, 직원은 물론 방문객들도 신발을 신고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신발을 신지 않아 실내가 깨끗하게 유지되고 발바닥에 자극을 지압 효과를 줘 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수시로 청소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 층별로 3대씩 로봇 청소기를 가동해 바닥 청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은 요양원 특유의 냄새가 거의 없다.

 이곳은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 목욕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도 구비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욕조 목욕을 하기 힘든 거동불편자들을 위해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왔다고 설명했다.

 ◇주간 보호센터, 방문 요양 운영

 이 요양원은 주간 보호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주간 보호란 요양이 필요한 환자가 주간에만 요양원을 이용하는 제도이다. 마치 유치원 운영처럼 오전에 어르신들을 데려와서 하루 일과를 보내는 것이다.

 또 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가 주거 생활이 불편하신 어르신 댁을 직접 방문해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방문 요양도 운영 중이다.

 김 이사장은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이 즐겁게 일상생활을 하며 재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며 “환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 중심의 요양원이 되기 위해 많은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위에 재활이 필요한 어르신이 있다면 조은노인전문요양원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