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9:55 (금)
스포츠 에이전트 천사인가 악마인가?
스포츠 에이전트 천사인가 악마인가?
  • 박태홍
  • 승인 2017.03.20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태홍 본사 회장
 지난해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 대표선수 카를로스 테베즈는 중국 상하이 선화로 옮겨가면서 이적료 1천66억 원 주급 8억 6천만 원에 계약했다. 1년을 52주로 환산했을 때 테베즈의 연봉은 447억 2천만 원이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만큼 이만한 몸값은 받아도 무관하다 하겠지만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주급 5억 2천만 원을 능가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중국인의 축구 사랑에 힘입은 세계적 거부기업 선화의 기업전략도 있겠지만 테베즈를 관리해온 에이전트 아드리안루코의 공로를 손꼽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미뤄볼 때 스포츠 스타들의 에이전트들 역할은 무한대라 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박찬호 선수가 LA다저스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할 때의 몸값은 5년에 6천5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1천132억 원이었다. 전성기를 지난 박찬호 선수의 몸값을 이만큼이라도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스콧 보라스라는 유명한 에이전트가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다.

 이처럼 세계의 유명 스포츠 스타들은 유명 에이전트와 생사고락을 같이한다. 역사는 짧지만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박찬호, 박지성, 이영표, 류현진 선수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선수들은 모두 외국의 에이전트와 손을 잡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에이전트라는 직업 자체가 생소했었고 낯설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세계를 넘나드는 각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이 생겨나면서 국내 에이전트들의 운신의 폭이 넓어져 가면서 첫발을 내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양대학교스포츠산업과 박성배 교수가 ‘스포츠에이전트 천사인가 악마인가?’란 책을 펴냈다.

 박 교수의 경력은 다양하다.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플로리다 대학교와 노던콜로라도대학교에서 스포츠 경영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노던콜로라도대학교 스포츠마케팅 연구소 연구원, 세인트리오대학교 비즈니스학과 교수, 곤자가대학교 종신 교수로 스포츠 경영 대학원 주임 교수, 콜롬비아 하베리아나대학교 초빙 교수 등을 지냈으며 미국 웨스턴 소사이어티 오브 키네시올로지앤드 웰니스 학회에서 워싱턴주 대표로 활동하기도 한 스포츠 마케팅계의 석학이다. 지금은 한양대 교수와 스포츠산업 경제연구소 소장을 겸하면서 스포츠 마케팅 관련 글을 도하 언론에 연재하면서 월간 인물과 사상에 개인 칼럼을 기고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박 교수는 미국과 국내에서 연구하고 익힌 지식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박 교수가 펴낸 이 책 속에는 에이전트가 알아야 할 기본상식과 제도, 소임 등이 모두 수록돼 있다.

 제1장 스포츠에이전트 꼭 필요한가?, 제2장 스포츠 에이전트 시장의 현실, 제3장 국내의 스포츠에이전트 제도, 제4장 스포츠 에이전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박 교수가 이 책을 펴내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뒤따랐다. 박 교수가 그동안 번역하고 저술했던 그리고 신문지상을 통해 발표했던 글들도 참고했지만 일본, 미국, 국내의 에이전트들을 수차례 만나면서 현실을 직시한 고견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박 교수는 국내 스포츠 산업의 선두주자다. 지금도 박 교수는 스포츠 그리고 구단과 선수의 유ㆍ무형적 가치 평가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박 교수가 이 책의 제목을 그냥 가볍게 ‘스포츠 에이전트 허와 실’로 할 수도 있었겠지만 ‘천사인가 악마인가?’로 강하게 붙인 까닭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다시 말하면 에이전트란 잘 쓰면 약이고 잘못 쓰면 독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제1~4장으로 분류한 이 책 속에는 박 교수가 보고 듣고 연구하고 관찰한 에이전트들의 허와 실이 수록돼 있다. 국내 에이전트들의 현실을 인터뷰하기도 했으며 미국, 일본의 에이전트 현황도 실었다. 그리고 책 제목을 음미해볼 수 있는 에이전트와의 분쟁에 따른 국내외의 사례들도 참고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에이전트의 활약은 아기 걸음마 수준이다. 그나마 몇몇 이름있는 에이전트들이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들을 관리해오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야구의 김현수 선수가 미국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간 700만 달러에 계약한 것도 국내 유명 에이전시의 대표다. 그 외에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 피츠버그 파이리어츠로 이적한 강정호, 오승환, 임창용, 최형우, 곽태휘, 김민우, 고요한, 김치곤, 수영의 박태환, 역도의 장미란, 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 등이 그나마 국내 에이전트들에 의해 계약돼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김세진 러시앤캐쉬 배구 감독은 “에이전트의 미래를 그려 볼 수 있다”고 했고 미국 세인트루이스카디널스의 오승환 투수는 “에이전트가 왜 필요하고 어떻게 정착돼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했다.

 아무튼 이 책을 길잡이로 국내 선수들의 몸값 상승과 에이전트들의 위상확립을 고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