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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 영어 교육 혁신해야
경남교육청 영어 교육 혁신해야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7.03.16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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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일 교육행정부장
 우리나라 지난해 수출액은 세계 8위(WTO 기준)를 기록했다. 반면, 영어 구사 능력은 2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글로벌 교육 기업 에듀케이션 퍼스트(EF)가 발표한 ‘국가별 영어 구사 능력 순위’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70국 중 27위였다. 전년도보다 3계단 하락했고, 같은 아시아권인 싱가포르(12위)나 말레이시아(14위), 인도(20위)보다 순위가 낮았다. 일본(30위), 중국(47위)보다는 약간 높았다. EF는 한국의 1인당 영어 사교육 지출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영어 능력은 향상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16년도 사교육비 조사에서 전국 초ㆍ중ㆍ고교생은 영어 사교육에 5조 5천억 원을 지출했다. 미취학 아동ㆍ대학생ㆍ취업준비생이 쓴 비용까지 합하면 영어 사교육비는 10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은 지난 14일 2016년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약 18조 6백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천억 원(3.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영어 사교육에 돈을 쏟아 붓는데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왜 그럴까. 교육 전문가들은 공교육에서 오로지 시험을 위한 일정 수준의 표준화된 영어만을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초등학교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영어를 가르치다가도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는 대학 진학을 위해 누구나 최소한 충족해야 하는 교과서 수준으로 굳어진다는 것이다. 또 교과서 외에 다른 참고 자료를 접할 시간도 부족하다. 일부 특목고를 제외하고는 영어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견문을 넓힐 기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은 학생들이 시험공부에만 매달리다보니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어는 외국인과 자유롭게 의견이나 견해를 교환, 공유하는 언어다. 그러나 한국에서 영어는 시험과목에 불과하고, 영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 과목일 뿐이라는 것이다. 대다수 학생이 시험에 자주 나오는 것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다보니 비정상적인 영어 실력자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생들은 암기한 단어나 문법 실력은 매우 높은데, 말하기나 쓰기가 전혀 되지 않거나 문제집 독해는 하는데 정작 미국 CNN방송 청취나 TIME 등 영어 원서들에 대한 정독 수준은 낮다. 시험은 잘 치지만 영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영어실력을 시험점수로만 산출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틀리지 않기 위해 공부하는 경향이 만연하다.

 다행히 경남교육청이 영어 학습의욕을 고취하고 실용중심 영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다음 달 부터 ‘원어민과 함께하는 고교생 영어인터뷰’를 실시한다. 학교의 추천을 받은 400여 명의 고교생들이 20개 반, 급당 20명으로 나뉘어 영어인터뷰에 참가한다는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에 경남교육청 소속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와 정규영어교사 각 20명이 참여한다. 비록 전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교육에서 새로운 방식의 영어 교육을 도입한 것은 기대할 만한 일이다.

 경남교육청의 실용 영어 프로그램은 원어민 교사와 정규영어교사가 진행한다. 격주 토요일마다 고교 권역별 중심학교를 직접 방문해 다양한 주제에 대해 1인당 15분간 영어 대화를 나누는 학습 방식이다. ‘원어민과 함께하는 고교생 영어인터뷰’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원어민 영어 인터뷰 자체보다 이 인터뷰에 참가하기 위해 사전에 많은 말하기 연습을 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경남교육청은 새롭게 선보이는 영어 인터뷰 프로그램을 통해 공교육 영어교육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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