獅子吼(사자후)
獅子吼(사자후)
  • 송종복
  • 승인 2017.03.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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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獅:사-사자 子:자-놈 吼:후-아우성치다

 사자의 울부짖음에 뭇 짐승들이 그 울음 앞에는 꼼짝도 못하듯이, 석가의 설법 앞에는 뭇 중생들이 고개를 조아리듯 그 위력이 대단하다는 뜻으로 천하의 호령에 비유한다.

 2007년도 이형도가 부른 ‘사자후’ 노래가 생각난다. 가사에 ‘안 될 게 뭐야 다시 생각해봐, 내일은 널 위해 기다리는데/ 볼 수 없어도 느낄 거 있잖아, 세상 앞에서 너를 보여줘/ 어둠은 결국 내일의 희망을, 준비하기 위한 시작일 꺼야/ 언제나 태양은 불타오름을, 이제는 깨달을 그 시간이 왔다/ 운명을 피할 수 없다라면, 그대여 그 운명에/ 당당하게 맞서라 소년의 여름에 찾아냈다’ 라고 제목에 ‘사자후’를 원용한 적이 있다.

 최근 대통령 탄핵을 두고 찬반의 양측에서 서로가 평평하게 ‘사자후’를 토해냈다. 촛불 측은 탄핵을, 횃불(태극기) 측은 탄핵반대를 각각 사자후로 포호했다. 이 포효는 청와대로, 헌법재판소로, 국회로 전파됐다. 이 ‘사자후’를 토해 낸 것은 바로 석가모니이다. 그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또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일곱 발자국을 걸어나가 사방을 돌아보며 포호했다. 즉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다.

 이는 우주 속에 나보다 더 존귀한 이는 없다라고 한 말이다. 이 말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나오는데, 여기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석가모니가 도솔천에서 태어날 때, 한 손은 하늘을, 또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사자후를 토한 것을 말한다.(牟尼佛生兜率天 分手指天地 作獅子吼聲)

 또한 <유마경(維摩經)>의 불국품(佛國品)에는 석가모니 설법의 위엄은 마치 사자가 부르짖는 것과 같다며, 또 그 강설은 우레가 울려 퍼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演法無畏 猶獅子吼 其所講說 乃如雷震). 원래 ‘사자후’란 뭇 짐승들이 사자의 울부짖음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듯이, 석가의 설법 앞에서는 누구나 고개를 조아릴 정도로 그 위력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석가의 설법 앞에는 누구나 마음이 사로잡힌다는 뜻이다.

 지난 15차 촛불시위 때 헌법재판소 앞 버스킹에서 이 의원은 ‘탄핵을 기각 시에는 헌재탄핵을 위해 횃불 들 것’이라고 사자후를 토했으며, 또 한편 촛불시위대는 경찰방호벽 넘어 헌법재판소를 향해 국가의 근간을 뒤흔든 재벌해체와 이 부회장 구속과 특검연장을 외치며, 탄핵을 위한 국민의 부름에 응답하라고 사자후를 토해냈다. 이 울부짖는 사자후는 제각기 자기의 외침에 승복하라는 뜻이다. 지금은 헌재에서 판가름났다. 사자후를 토해내던 촛불이건 횃불(국기)이건 이제는 다 같이 그 포효 앞에 경청할 줄 아는 성숙한 국민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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