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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의 법칙으로 사이버학교폭력 근절
3의 법칙으로 사이버학교폭력 근절
  • 홍정기
  • 승인 2017.03.09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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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정기 창원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 경사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냈던 지난 2011년 12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의 아픈 상처를 많은 분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 경찰청과 교육부는 학교폭력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고자 힘을 모으기로 하고, 2012년 5월 학교전담경찰관을 발족, 올해 6년째가 됐다.

 그간 노력의 덕분일까? 교육부에서는 초ㆍ중ㆍ고 학생(초4년~고2년)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에 대해 연 2회 온라인 실태조사를 해오고 있으며, 처음 2012년 조사 당시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12%인 것에 비해 지난해에는 전국 0.85%로 조사되는 등 무려 11.15%가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수치만 보면 매우 경이로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이효과라고 해야 될까? 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학교폭력이라고 인식하는 신체적 폭력은 줄어든 반면, 잘 인지하지 못하는 SNS를 통한 사이버 폭력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그 이유는 온라인상이라는 특수성 때문인데, 우선 당장 남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성, 글쓴이가 누구인지 상대방이 잘 알 수 없는 익명성, 불특정 다수 사람들이 걸러지지 않는 가짜 정보를 그대로 믿게 돼 일파만파 확산되는 전파성, 그리고 타인을 비난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방관하는 묵인성 등이 있다.

 이 중 묵인성에 대해 얘기해 보자. 친구 중 한 명이 SNS에 누군가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 친한 친구가 비난하니까 생각 없이 동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돼 그냥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나와 상관없는 일에 연루돼 곤란해질 것을 우려, 모른 척 회피하기 위함이리라.

 언젠가 TV 프로그램에서 한 실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횡단보도에서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그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처다만 보는 실험이었다. 1~2명이 하늘을 보고 있을 땐 사람들은 그냥 가던 길을 갔으나 3명이 함께 하늘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키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게 됐다.

 즉, 소수의 행동이 다수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실험이었는데 이것을 ‘3의 법칙’이라고 한다.

 또한, 미국 스탠퍼드 심리학과 교수 필립 짐바르도(Philip George Zimbardo)는 ‘사람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즉, 이러한 실험처럼 방관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한다면 사이버 폭력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3의 법칙’처럼 방관자가 내 일처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그 의지를 가진 소수가 행동한다면 다른 다수의 방관자를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그 힘은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돼 건전한 사이버문화를 조성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에는 사이버 폭력으로 고통받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그저 바라만 보지 말고 우리 모두 나서 해결해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내디뎌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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