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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심리학
행복의 심리학
  • 이유갑
  • 승인 2017.03.01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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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갑 (사)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 전 경남도의원ㆍ심리학박사
 봄이 오고 있다. 겨우내 얼어있던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가 지나면서 물가에는 버들강아지가 피어나고, 매화가 그 귀한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다. 바람은 불어도 차가운 게 아니라 훈훈함이 느껴지고, 햇살은 약간 두터워진 듯합니다.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엔 봄이 찾아온다네’로 시작하는 박인희의 봄 마중 노래를 듣기에 딱 좋은 시기다.

 지금은 작고하신 고병익 전 서울대 총장은 “봄이 오면 마음이 설레고, 봄을 즐기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것”이라고 하셨다. 그만큼 봄은 참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화사한 봄기운이 사방에 퍼져가는 이 시기에 나라의 형편을 돌아보고, ‘헬 조선’을 외치는 청년들의 실업 문제를 생각하면 봄이 왔음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인간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지 고통스럽게 살려고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쳐 가는 인생의 여정은 그리 만만하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런 사회 현실을 반영하듯이 심리학에서는 행복의 심리학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셀리그만(Seligman)에 의하면, 행복한 삶이란 긍정적인 정서(기쁨, 즐거움, 감사함 등)를 많이 경험하는 즐거운 삶, 개인의 장점을 바탕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몰입하는 적극적인 삶, 자신으로부터 점차 확장돼 가족과 직장, 그리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공헌하는 의미 있는 삶으로 이뤄진다고 했다.

 인간의 행복과 관련이 있는 여러 요인들 중에서 인구 사회학적인 주요 요인에는 소득수준, 교육 및 지능 수준, 직업, 건강, 종교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소득수준과 관련한 많은 연구의 결과들은 매우 흥미롭다. 54개국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한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에 의하면, 선진국 국민들은 물질적 풍요가 증가해도 결코 더 행복해하지 않았으며, 라틴 아메리카나 인도 등을 포함한 제 3세계 국민들은 이웃들과의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이것이 행복감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개인의 주관적인 행복감에는 인구 사회학적인 요인들보다는 심리적 요인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요한 심리적인 요인들에는 낙관성, 자기 존중감, 외향성, 탄력성, 자기 조절 능력 등이 있다.

 첫째, 낙관성(optimism)은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다. 자신이 소망하는 일들이 앞으로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는 희망적인 태도를 가지기 때문에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고, 결과적으로 활기찬 행동을 통해서 목표지향적인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다. 따라서, 낙관성이 높은 사람은 삶의 행복도와 만족도가 높게 마련이다.

 둘째, 자기 존중감(self-esteem)은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서 행복과 삶의 만족을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예언 요인이다. 자기 존중감은 개개인의 건강한 성장과 성취에 따른 결과물인 동시에 인간관계와 생산적인 활동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복을 증진시키게 된다.

 셋째, 외향성(extroversion)은 개개인의 심리적 에너지가 외부로 향하는 성향으로서 주관적인 행복과 안녕감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성격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일어난 자신에게 일들을 긍정적으로 기억하며, 나중에 긍정적인 것으로 회상하는 경향성이 있다. 또 이들은 사교적이어서 다른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기회가 많고, 그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얻어서 행복감을 더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넷째, 탄력성(resilience)은 사회의 적응 과정이나 성장 발달 과정에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특성이다. 따라서 살면서 어렵고 힘든 일을 겪더라도 정신적, 신체적으로 빨리 회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심리적인 특성을 가진 사람은 행복의 요건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 조절(self-control)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려운 일도 행하면서 신체적, 심리적인 다양한 욕구들은 참고 인내하는 능력이다. 이런 특성이 있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을 잘하며, 대인관계가 좋고 흡연이나 알코올, 게임 등의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적다.

 자녀들의 삶에 무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부모들은 개개인의 행복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런 요인들을 잘 살펴서, 지금까지 해온 각자의 훈육 방식을 되짚어 보고, 새로운 교육관을 정립해 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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