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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일기 공개, 리얼리티? 판타지?
신혼일기 공개, 리얼리티? 판타지?
  • 연합뉴스
  • 승인 2017.02.2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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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ㆍ구혜선 신혼 대리만족 `환상` 강조
▲ tvN `신혼일기`의 한 장면. 구혜선(왼쪽)과 안재현이 마주보며 웃고 있다. / tvN
결혼 8개월 차인 배우 안재현(30)과 구혜선(33)의 신혼일기를 안방에 공개한다는 건 분명히 신선한 시도였다. MBC TV의 장수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의 실사판인 셈이다.

 tvN `신혼일기`의 뚜껑을 열어보니 `안구커플`의 신혼기는 `우결`보다 달콤하다. 함박눈 가득 내린 강원도 인제의 외딴집에서 이들 부부가 알콩달콩 지내는 모습은 `우결`보다도 훨씬 낭만적이다.

 그래서 `신혼일기`는 제작진이 첫 방송 전부터 강조했던 `리얼리티`보다는 대리만족을 위한 판타지에 가깝게 느껴진다.

 아름다운 풍경과 잔잔한 선율의 음악, 거기에 러브스토리까지 입혀지니 부러울 게 없다. 가족의 일부처럼 등장하는 반려동물들과 집안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묵힌 음식`들도 시청자의 오감을 자극한다.

 제작진은 `리얼 신혼생활`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안구커플의 신혼기가 정말 오로지 `리얼`이라면, 세상에 모든 신혼부부는 고민이 없을 것 같다.

 나 PD가 안구커플의 대화법이 인상 깊어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봐서 그게 두 사람의 실제 모습일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사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제작진이 인제 집 한구석에 만들어줬다는 `비밀의 방`,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마 진짜 신혼일기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나 PD는 `신혼일기`가 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도, 그리고 함께 늙어가는 중년의 부부에게도 각각 다른 감상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다만 그 감상은 낭만을 잃지 않은 판타지를 보며 느낄 수 있는 대리만족에 가까운 것 같다. 어쨌든 제작진은 금요일 밤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건넸다. 결혼을 앞둔 커플에게는 환상과 설렘을, 신혼부부에게는 약간의 공감과 큰 대리만족을, 오래된 부부에게는 기억 속 미화된 추억에 대한 단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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