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기업대표는 “IMF 때보다 3~4배는 더 어렵다”고 이야기하면서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청년취업이 더 어려워질 것은 자명하다. 물론 위기는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세계사적 역사이지만, 지진이나 쓰나미와 같이 예측불허의 대재앙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을 넘어 체념하게 한다. 체념의 끝은 그나마 가지고 있었던 한 줄기의 희망마저 스스로 포기하게 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교육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미래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국내외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인재는 다양한 학습과 많은 훈련을 통해 길러진다. 사회는 융합과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나갈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다. 미래선도를 위한 대학교육의 대전환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학과에 대한 칸막이식의 협소한 개념을 버려야 한다.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미래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학과가 중심이 돼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커리큘럼을 따라가게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원하는 교과목을 만들어 수업을 듣는 ‘모듈형 교육과정’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학생은 스스로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찾고 성찰한 결과, 필요한 인재상을 정립한 후 그러한 경로(經路)에 맞도록 스스로 설계하고, 대학은 이러한 인생경로에 필요한 인적 물적 조력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다음은 혁신적인 학점평가제도 도입과 평가수단의 다양화이다. 일방적인 숫자에 의한 줄 세우기 평가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확대해야 한다. 수업시간이 단지 지식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토론이나 글쓰기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종합적인 사고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교과목의 목적이나 성격에 따라 절대평가를 해야 하는 과목들도 있을 수 있다. 꼭 필요한 소수의 교과목을 제외한 교과목에 대해서는 합격(PASS) 불합격(NON-PASS)과 같은 교과평가제를 도입해 학생들로 하여금 창의성을 갖게 하고 열심히 참여하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과정의 공정성을 느끼게 해야 한다. 평가방법이 다르면 다양한 인재가 보인다. 우리 사회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했다. 혁신의 시기에는 조금의 변화가 아닌 코페르니쿠스적 생각이 필요하다. 청년실업의 해소는 대학구성원 한명 한명의 혁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존의 가치관과 제도를 고수하면서 한 명 더 취업시키기 위한 노력은 순간적인 위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러한 정책으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경제위기는 대학의 위기이며 대학의 위기는 청년의 위기라는 사회적 공감 속에서, 청년실업을 넘어 개개인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과감한 교육혁신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