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4:44 (금)
OT 문화 바로잡아 좋은 추억 만들기
OT 문화 바로잡아 좋은 추억 만들기
  • 이영진
  • 승인 2017.02.21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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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진 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 형사
 누구나 캠퍼스를 누비며 자유를 만끽하는 꿈을 꾸며 대학에 입학한다. 그러나 막상 입학을 하면 잘못된 음주문화와 각종 악습들로 인해 그런 꿈이 철저하게 무너지곤 한다. 사라질 듯 사라질 듯하면서도 대학교 신학기 시작을 전후로 OTㆍMT 등 단체행사가 집중되는 매년 2~3월이 되면 다시 고개를 들고나오는 것이 바로 잘못된 음주문화이다. 음주 강요, 얼차려, 학생회비 강요 등으로 대표되는 대학의 군기 잡기는 전통도 문화도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임에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대학 내 악습이다. 이러한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 선후배 간 폭행 및 강요 행위는 그들의 꿈과 희망을 그 시작부터 좌절시키고 엄청난 고통을 가져다주는 사회적 범죄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신입생에게 억지로 술 마시기를 강요하고, 게임을 하다가 여자 신입생을 성추행, 심지어 성폭행하는 경우도 있다. 자정이 되면 신입생 전체를 운동장 밖으로 집합시켜 얼차려를 주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과 욕설을 하기도 한다. 일부 참석을 하지 않는 신입생에 대해서는 벌금이라는 이유로 과다한 회비를 강요하기도 한다. 신입생들은 행여나 앞으로 학교생활을 하는데 불이익이 가지 않을까 생각해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고 이런 가혹 행위를 당연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대학 내 악습을 근절하고 건전한 대학문화 조성을 위해 경찰은 오는 3월 말까지 ‘신학기 선ㆍ후배 간 폭행, 강요 등 악습 근절’을 위한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선ㆍ후배 간 위계질서 확립을 빙자한 폭행ㆍ상해ㆍ강요ㆍ협박 행위와 지나친 음주 강요, 오물 먹이기, 동아리 가입 강요 및 각종 회비 납부를 빙자한 갈취행위, 강간, 강간추행, 위계ㆍ위력에 의한 간음 등이 중점 신고대상이다. 또한 교직원, 학생회 간부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OT 문화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며, 성폭력 관련한 사건에 대해서는 전담 경찰관이 배정돼 법률적 조치와 의료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OT 문화의 자발적인 확립이라고 본다.

 학생회 간부들은 사전에 신입생들의 음주량을 파악한다거나 술이 몸에 잘 받지 않는 신입생에 대해서는 술을 권유하기를 자제해야 한다. 또한 학교 측은 OT에서의 성폭력이나 각종 음주사고 사례에 대해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학생에게는 낭만과 자유가 있기에 인생에서 가장 멋진 시기가 될 수 있지만 나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이 신입생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 기존의 잘못된 OT 문화를 바로잡아 평생의 추억이 될 수 있는 선진 OT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학생 모두가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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