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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연 사태 당사자 문제만 아니다
한국산연 사태 당사자 문제만 아니다
  • 경남매일
  • 승인 2017.02.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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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체의 직원은 단순히 생산수단만이 아니다. 동반자이자 운명공동체이다. 한국산연 사태를 바라보는 도민들은 이런 점에서 너무나 아쉬워한다. 한국산연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으로 오는 25일까지 해고근로자를 복직시켜야 하나 중앙노동위원회에 항소하며 복직시키기를 거부하고 있다. 부당해고 판정 후에도 회사문을 걸어 잠그고 회사에 들어가려는 근로자들을 건조물 침입죄로 고발까지 했다. 적어도 동반자라는 인식이 있다면 추운 겨울에 천막농성을 하는 근로자들이 회사 안에서 농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없을 수 없다.

 한국산연 측은 부당해고 판정 후에도 아무런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임대공장을 통한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경영악화를 이유로 생산부문을 폐쇄하고 물류기지화하겠다는 사 측의 설명이 과연 진실인지도 의심스럽다. 공장폐쇄의 이유가 경영악화라면 근로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진정성을 내보여야 한다. 이런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공장을 폐쇄하고 일방적으로 해고하니 잡음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이 사태는 기업의 문제라는 이유로 근로자와 기업의 자체 해결에만 맡겨져 있는 상태다. 그러나 한국산연문제는 향후 있을 수 있는 외자기업의 횡포에 대처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일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론스타 등 외국 먹튀기업들의 사냥터가 된 지 오래다. 때로는 기술, 때로는 싼 임금, 때로는 투자수익을 노려 기업을 인수하거나 회사를 차린 뒤 최소한의 기업윤리도 내팽개치고 철수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물론 한국산연 사태는 이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한때 성공한 외자유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유지할 이유가 사라졌을 때 어떻게 처리했느냐 하는 매우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외자유치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도 한국근로자가 사는 상생의 방법이 한국산연에 나와야 하는 이유다. 당사자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에서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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