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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 슬프게 하는 정치인들
경남도민 슬프게 하는 정치인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7.02.13 0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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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경남도가 부산ㆍ울산시의 분가이전 때는 웅도(雄圖)였지만 현재는 대구경북에 소외 받고 부산ㆍ울산에도 밀리는 듯, 변방이다. 이런 상황에도 도드라진 정치인을 벗하기 쉽지 않은 것은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경남의 슬픈 현실이다. 이 때문에 국책 또는 SOC사업, 예산 등 홀대를 받아 국회의원은 물론, 도ㆍ시ㆍ군의원 등 정치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잦다.

 선거 때는 태산도 옳길 듯 지지를 호소했지만, 의원님이 된 후는 딴청에다 동전의 양면마냥, 달라졌다는 반향이다. 경남도민들이 역대 보수정권에 보낸 지지와는 달리, 영남권 내 타 지자체에 비견되는 홀대는 비참할 정도다. 예산 반영 최하위, 첨단의료복합단지 배제 및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및 연구 개발특구 제외, 로스쿨 없는 유일한 광역자치단체, 해양경찰청의 김해 이전 확정 후 이전 번복 등을 감안하면, 국회의원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한 결과다.

 이 같은 홀대는 영남권 변방으로 취급받으면서 배분된 몫을 대구ㆍ경북(TK)과 부산에 빼앗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첨단의료복합단지(대구ㆍ경북 신서혁신도시), 연구 개발특구(부산), 로스쿨(부산), 해양경찰청(부산) 등이다. 또 대형국책사업도 경남로봇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은 국비지원이 63%(1천283억 원 중 국비 818억 원, 지자체 185억 원, 민자 280억 원)인 반면, 대구의 물 산업 클러스터 사업은 국비지원이 76%(2천523억 원, 국비 1천909억 원, 지자체 614억 원)에 이르고, 경북 구미의 웨어러블 스마트 기술개발사업(1천272억 원, 국비 861억 원, 지자체 44억 원, 민자 367억 원)과 울산의 ICT융합 인더스트리4.0(조선해양)사업(1천74억 원, 국비 734억 원, 지자체 160억 원, 민자 180억 원)도 국비지원이 68%이다.

 이 정도면 경남은 ‘핫바지론’에 버금가거나 이보다 더한 ‘홀대와 무시’이며, 하나 된 목소리 없이 계속되는 정치권이 헛발질한 결과다. 영남은 예로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좌우로 나눠 경상북도가 이황의 사상인 인(仁)을 중심으로, 경상남도는 남명 조식 의(義) 사상이 근간이 돼 국가의 사상적인 부분을 이끌었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수도권에 버금가는 경제권을 만들었다.

 이런 영남권이 지난 MB정부 때, 전국을 7개 권역으로 구분하면서 대구경북권(TK)과 동남권(PK)으로 분류, 영남권을 양분하던 경남이 변방이 돼 버렸다.

 그 단적인 사례가 밀양 신공항 유치 무산이다. 종합 평정결과 부산 가덕도보다 우월한데도 무산됐다. 부산의 억지도 한몫했겠지만 김해공항 확장으로 매듭지어져 경남이 전폐한 결과다. 인구, 경제력이 TK의 2배가 넘던 경남이 부산과 울산을 분가시켜 준 이후부터다. 그렇지만 경남은 부산, 울산 두 광역시를 분가시켜준 후에도 TK에 버금가는 인구와 월등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변방이 아닌, 영남권의 중심에서 ‘경남 몫’을 찾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이 똘똘 뭉쳐야 한다. 또 대선을 계기로 경남도 등 각급기관 및 사회단체, 경제계가 중심이 돼 ‘경남을 위한 대선공약’을 발굴하고, 여야 각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반영시키는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18개 시ㆍ군 단체장도 다를 바 없다. 정치적 이익이나 사익을 위해 딴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경남을 위한 정책 발굴 등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각자도생에 그친 듯하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지역기반을 다지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는 중에도, 아직 경남을 대표하는 게 없다. 경남 정치권이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 소극적 자세로는 경남의 미래 성장을 위한 공약은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경남도가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와 주요 현안사업의 대선 공약화를 위해 서둘고 있지만, 국가예산과 정책결정을 중앙정부와 국회에서 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제 몫만 챙기려 한다. 모 국회의원이 도지사를, 대학 총장은 교육감을, 공공기관장은 창원시장 출마를 경제계 인사와 논의한 게 떠돈다. 사실이 아니래도 올곧지 못한 처신의 발로(發露)로 여겨진다. 대선 때 ‘경남 몫’을 챙겨야 한다는 도민들의 목소리와는 딴판이고 공인(公人)의 자세도 아니다. 또 세대, 시대교체란 당위성에도 공무원을 서울까지 불러 불호령인 구태(舊態)라면 적폐의 대상이나 다를 바 없다.

 여야공존을 택한 20대 총선 결과를 헤아리지 못하고 정치적 또는 사익에 우선할 경우, 경남이 그들의 놀이터가 아니기에 현장을 떠나는 게 옳다. 현직단체장과의 또 다른 분란을 감안하면 경남은 변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번 대선 때 도와 도민, 정치권이 나서 더 이상의 헛발질이 없도록, ‘경남 몫’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도 텃밭으로 권력욕에 우선한다면 착각이다. 정치인들로 인한 ‘경남의 슬픔’을 도민들이 더 이상 좌시(坐視)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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