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1:47 (금)
共和國(공화국)
共和國(공화국)
  • 송종복
  • 승인 2017.02.08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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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共:공 - 함께 和:화 - 고르다 國:국 - 나라

  현재(2016) 세계에서 공화국을 사용하는 나라는 147개국이다. 즉, 백성이 주인이 된다는 나라다. 반면 공화국명칭을 쓰면서도 독제체재가 많다. 차기 헌법을 바꾸면 7공화국이 된다.

 공화국이란 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 유래된다. 중국 서주(西周)의 군주인 여왕(?王)이 방탕한 생활로 쫓겨나자, 재상이던 주공(周公)과 중신인 소공(召公)이 서로 합의해 공동으로 정무를 본 데서 나온 말이 ‘공화’이고, 그렇게 다스려지는 나라를 ‘공화국’이라고 했다. 국민들이 추대한 대표들이 공동으로 화합해 행하는 정치체제를 말한다. 그럼 공화국을 ‘민주공화국’과 ‘인민공화국’으로 구별한다.

 공산주의 국가는 인민을 주체로 해 ‘인민공화국’이라 한다. 이때 ‘人’과 ‘民’을 반드시 넣는다. 이유는 人은 지배계급이고 民은 피지배계급이다. 따라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차별 없이 공동으로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민(人民)’을 쓰는 국가는 대부분 공산주의 국가다. 그런 나라의 화폐를 보면 인물상에 대부분 어린이, 아낙네, 농부 등등 ‘人’과 ‘民’을 골구로 등장시키고 있다. 현대의 공화국은 18세기 후반에 탄생한다. 1776년 미국독립혁명,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등으로 공화국이 탄생돼 대통령이 국가를 통치했다. 1815년에는 9개국, 1930년에는 15개국, 1950년에는 21개국, 2015년에는 90개국이며, 반대로 군주제 국가는 12개이다.

 외신보도를 보면 한국을 ‘바나나공화국’이라 한다. 이유는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썩어 있는 바나나 같은 나라로 비유한다. 부패로 인한 구제불능 상태의 국가가 바나나 공화국이다. 이는 한국만이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다. 미국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을 은폐하면서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고 주장하다가 하야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도 이란의 콘트라 사건을 몰랐다고 거짓말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르윈스키와 스캔들을 부인했다.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정규재 TV’와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한마디로 거짓말로 쌓아 올린 커다란 산이자 가공의 산’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특검에서 김기춘, 조윤선, 최순실 등은 위증 혐의자로 조사받고 있다. 하기야 이태리의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국왕이 필요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거짓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마지막 잎새’로 유명한 오 헨리도 1904년에 발표한 <양배추와 왕들>에 등장하는 가상 국가에도 그런 말이 있다.

 우리도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촛불 집회’ 참가자보다 2배가 많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뉴질랜드 마퀘즈 교수는 지도자의 거짓말이 유효한 통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하기야 정치인 거짓말을 잘해야 위대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하나, 누구나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나라를 ‘공화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바나나공화국’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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