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1:07 (금)
제대군인 사회 적응 멘토링
제대군인 사회 적응 멘토링
  • 이영조
  • 승인 2017.02.06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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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부산 지방 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센터장 권상근)는 제대군인들의 사회 적응 및 새로운 인생 출발을 돕기 위한 방안으로 2017년 제대군인 멘토 위원 위촉식을 거행했다.

 멘토란 내 인생의 길잡이, 나를 이끌어주는 스승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멘토가 반드시 필요한가? 라고 누가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멘토는 내가 살아갈 방향과 길을 안내해 주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멘토가 있다.

 첫 번째 멘토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닉 부이치치다. 그는 사지(四肢)가 없고 얼굴과 몸의 상체만 가지고 태어났다. 그런 그가 정상적인 사람과 똑같이 생활하고 세계를 돌면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강연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하며 산다. 그리고 팔과 다리가 없는 닉은 아름다운 부인과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았다. 그의 나이는 35세로 아들과 같은 사람이다. 어느 날 그의 강연을 들으면서 멘토로 정했다.

 두 번째 멘토는 일본인 할머니 시인 시바다도요다. 그는 99세에 시집을 출간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 돌아가셨다. 당신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까지 자신의 정열을 불사른 그분의 모습은 노욕(老慾)일까? 나이를 초월한 열정에 반했다.

 나의 멘토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물론 전화로도 그 분들에게 허락도 받지 않았다. 나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준 그분들을 내가 그냥 멘토로 삼았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삶을 보면서 나에게 덤으로 주어진 제2의 인생을 보람과 열정으로 채워가며 열심히 살고 있다. 더불어 현재 덤으로 받은 보너스 인생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

 벌써 4년 전 일이다. 35년간 국가를 위해 헌신적인 군 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직을 하게 됐을 때 안갯속에 갇힌 듯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마치 천 길 벼랑 끝에 서있는 불안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때 나의 멘토들은 나에게 무언의 코칭을 해 주기 시작했다. 그 멘토들의 도움으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지금은 태양이 내리쬐는 아스팔트 위를 조심스럽게 한발씩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는 내가 멘토가 됐다.

 “나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기 위해 작은 날갯짓을 시작해 보려 한다.

 오늘 위촉된 멘토는 취, 창업 분야, 사회복지 상담분야, 교육ㆍ강사 등 각 산업분야에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는 분 17명을 엄선해서 위촉했다고 한다.

 멘토 위촉장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바뀌어 나의 어깨에 지워졌다. 이날 위촉된 멘토들은 후배 군 간부들에게 희망과 삶의 이정표가 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한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고 그 열기는 부산지방보훈청 제대군인 지원센터 대강당을 뜨겁게 했다.

 군인들은 평생토록 사회와 단절된 특수한 공간에서 생활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사회 물정을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은 영악하지 못하고 백지처럼 순수하다. 따라서 그들이 새롭게 제2의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사회는 미로처럼 어렵다. 어느 길로 들어서야 하는지 시작부터가 난감하다. 그러나 그분들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청렴하고 강직하다.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 해결하는 전략과 전술적 능력이 있다.

 전혀 다른 세상에서 또 다른 시작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멘토링 제도는 어두운 동굴 속에 비춰진 한 가닥 빛이다.

 다양한 능력을 갖춘 산업 예비전력들에게 산악 등반시 나와 생명줄을 연결해주는 링크가 돼 그들이 안심하고 정상에 오르도록 힘이 돼주면 좋겠다.

 제대군인들의 멘토링! 이렇게 바람직하고 좋은 제도를 만들어 주신 부산지방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장님과 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분들의 노력과 오늘 위촉된 멘토 위원님들의 열정이 하나 된다면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돌아온 제대군인들은 외롭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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