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초콜릿을 먹으며…
모차르트 초콜릿을 먹으며…
  • 정창훈 기자
  • 승인 2017.02.02 2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창훈 객원논설위원
 여행지에서는 그곳에서만 볼 수 있고, 맛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향토적인 일들을 체험할 수 있다면 여행에 대한 보람도 갖고 좋은 추억도 된다.

 단맛, 쓴맛, 신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묘한 맛을 내는 초콜릿 도시가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빨간 상점들이다. 잘츠부르크의 명물 모차르트 초콜릿을 파는 상점들이다. 잘츠부르크는 음악가 모차르트가 탄생하고 그의 숨결이 깃든 도시다. 어딜 가나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1756~1791)의 영혼이 살아 움직인다. 도시를 휘감아 도는 잘차흐 강 위 모차르트 다리를 건너면 모차르트 광장이 나오고, 광장 옆 동화처럼 아름다운 게트라이데 거리에는 모차르트 생가(Mazart Geburthaus)가 있다. 거리 곳곳에선 그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상점엔 모차르트 향수, 모차르트 초콜릿, 모차르트 술과 기념품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곳은 모차르트를 위한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라벨 궁전과 정원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에서 마리아가 트랩 대령의 자녀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던 장소도 그곳에 있다. 곳곳이 눈에 덮였지만 금방이라도 ‘도레미 송’이 어디선가 울려 퍼질 것 같다.

 모차르트 초콜릿의 정확한 명칭은 모차르트 쿠겔른이다. 쿠겔른(kugeln)은 쿠겔(kugel)의 복수형태로서 대포알과 같은 둥근 모양의 물건을 말한다. 초콜릿 모양은 둥글고, 사각 등 다양하며, 표면에는 모차르트 이미지가 섬세하게 새겨져 있다.

 한입 크기로 잘 만들어 놓은 작은 구슬 모양의 모차르트 초콜릿, 그 위에 금박으로 예쁘게 포장된 그의 초상은 250년 뒤에도 오스트리아를 이토록 빛나게 만든 한 음악 신동의 자부심 섞인 얼굴이다.

 간간히 눈발이 휘날리는 우중충한 날씨인데도 잘츠부르크 게트라이데 거리는 여전히 관광객들로 붐볐다. 서둘러 슬로베니아 블레드로 가는 버스 안에서 포장지에 모차르트 얼굴이 그려진 수제 초콜릿, ‘모차르트 쿠겔(Mozsrt Kugel)’을 한입 베어 먹었다.

 일반 초콜릿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맛이지만 모차르트 초콜릿을 먹었다는 그런 오묘한 기분이었다.

 지난 1890년 출시돼 125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트 초콜릿은 현재 세계 50개국에 수출되는 오스트리아의 특산품으로 자리 잡았다. 잘츠부르크 기념품에는 모차르트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고 거리에서는 자연스럽게 모차르트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마디로 모차르트라는 한 인물이 한 도시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모차르트의 이름이 브랜드화한 것은 정작 그가 죽고 난 뒤 산업시대 이후의 일이다.

 모차르트는 영혼의 양식뿐 아니라 달콤한 꿀맛까지 선사한다. 모차르트의 이미지와 초콜릿의 단맛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 준다. 그의 고향 도시 잘츠부르크에 모차르트 이름을 내건 초콜릿 회사만 네 군데나 있다. ‘오리지널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쿠겔’, ‘진짜 모차르트쿠겔’, ‘진짜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쿠겔’,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쿠겔’, ‘모차르트쿠겔’ 중에서 어느 것이 진짜 원조일까. 조금씩 맛이 다른 이 초콜릿의 제조 비법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가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면서 멋과 맛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우리나라에도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한국 3대 악성으로 추앙받고 있는 난계 박연이 있다. 그의 고향 충북 영동에서는 난계 박연 선생의 민족음악 발전에 남긴 업적을 기리고 전통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해 해마다 ‘영동 난계국악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는 충북의 대표 축제로서 국내 유일의 국악축제일뿐만 아니라 민족의 신명이 5일 동안 끊이지 않는 전통 국악의 종합 페스티벌이다.

 영동은 금강과 소백산맥이 관통하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더불어 국악ㆍ과일ㆍ와인 등 많은 체험관광 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관광자원을 주제로 국악축제ㆍ포도축제ㆍ와인축제ㆍ곶감축제 등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전국각지에서 세계 곳곳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예향의 고장 영동에서 금음(琴音)을 들으면서 가장 지역적이면서 세계적인 영동의 난계초콜릿, 레인보우초콜릿, 아리랑초콜릿, 와인초콜릿, 호두 초콜릿, 곶감초콜릿을 즐기는 상상을 하면서 알프스의 진주, ‘호반의 도시 블레드’에 도착했다.

 초콜릿의 기원은 카카오 열매에서 시작됐다. 카카오는 약 2천600년 전 마야문명 때부터 먹기 시작했다. 특히 치통, 해열, 피로에 좋다고 해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는데, 날것으로 먹기도 하고 물과 기름에 섞어 카카오워터로 마시기도 했다.

 초콜릿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이어트에 좋다. 노화와 충치를 예방한다. 스트레스와 변비를 해소한다. 그리고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초콜릿이 우리나라 지역이나 예술가의 이름으로 새로 태어나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