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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한국 경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한국 경제
  • 김성우
  • 승인 2017.01.30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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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우 가락종친회 중앙청년회장
 “이런 위기 한 두 번 겪어봤나? 맨주먹으로 일어서 세계 IT산업을 주름잡은 저력이 있다.”

 스트롱맨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트럼프 미 신임 대통령은 대선기간과 당선 후에도 워낙 기행으로 유명세를 떨친 만큼 그의 경제정책에 대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전면적으로 펼친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는 취임 직후, 백악관 홈페이지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 노동자와 기업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악의 저성장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연 4% 경제성장을 약속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0일 발표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증가해 2015년에는 -7천526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보호무역 대상국으로 언급된 중국과 멕시코의 무역적자 비중이 2010년 53.4%에서 2015년 56.0%로 증가했다.

 또 미국의 공공부채는 지난 2010년 들어 10조 달러를 넘어섰고 오는 2020년까지 16조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금융위기 이후 GDP대비 재정적자 비중이 축소됐으나, 2016년 이후 축소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 “공장이 문 닫고 일자리를 빼앗기고, 국경이 유린당하는 미국에 대한 대학살을 종식시킬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가 국정운영의 기본원칙”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어 “나의 단순한 두가지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며 전 세계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이후 보여준 행보를 보면 그의 공언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는 주로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압박을 가해 GMㆍ포드ㆍ도요타ㆍ월마트ㆍ소프트뱅크 등에서 투자를 약속받았다. 그 금액이 총 726억 달러(약 85조 4천억 원)에 달한다.

 아무리 초일류 다국적기업이라도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의 압박을 이겨낼 재간이 있겠는가? 우리 현대자동차그룹도 트럼프의 압박을 의식했는지 오는 2021년까지 31억 달러(약 3조 6천억 원) 투자를 결정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우리 한국과 같이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에게는 치명적이다. 트럼프는 조만간 우리에게 한ㆍ미 FTA 폐기 및 재협상,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우리 수출 전선은 많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특히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한미FTA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협정”이라고 단언한 바 있고, “엄격하고 공정한 무역협상”을 거듭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만약 한미FTA 폐기로 미국의 한국에 대한 관세 수준이 FTA발효 이전으로 상승할 경우 2017년~오는 2020년 우리의 대미 수출 총손실액은 약 130.1억 달러, 총고용감소분은 약 12.7만 명으로 추정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강행한다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은 1.5% 감소하며, 이는 2016년 한국의 대(對)중 수출 금액으로 환산했을 때 18.7억 달러 규모로 추정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위기만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의 3대 경제 정책은 ‘재정확대ㆍ감세ㆍ규제완화’로 압축할 수 있다. 즉 트럼프는 시장의 자율성을 높여 기업 투자를 늘려 성장을 이끈다는 복안이다.

 세계 최대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연계성이 높은 우리 경제도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삼성과 현대차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다국적기업들이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본다. 다만 국내 정치불확실성이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직접 투자한다는 것은 미국에 돈을 빼앗긴 것이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는 호기로 볼 수 있다. 현대차 공장에 다니는 미국 노동자들이 친한파가 된다면 우리는 엄청난 키 맨(Key Man)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는 속된 말로 장사꾼 출신이다. 즉 손해 볼 일은 안할 사람이라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트럼프가 경제성장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기행만 일삼는다면 그를 지지했던 미국인들도 돌아설 것이 뻔하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제1의 경제 대국인 미국의 새로운 경제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으로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 우리가 이런 위기 한 두 번 겪어봤나? 반드시 극복해낼 것이다. 우리는 맨주먹으로 세계 IT산업을 이끈 저력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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