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화국이 논란인 것은…
삼성공화국이 논란인 것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7.01.22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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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기각됐지만 불법을 저질렀다. 불법은 ‘정의’를 위반하는 행위다. 이 때문인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상황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똑바로 세우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민국은 ‘악의 반, 선의 반’으로 삼성공화국이라 한다. 또 세계가 주목하는 업체지만 정경유착, 비자금, 밀수, 경영권 승계문제 등 파문을 일으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때문에 정의란 가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사회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영향력 있는 기업 활동에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의 제일 큰 미션이 ‘이윤추구’가 존재의 이유란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정당한’ 이윤추구라 했을 때 ‘정당한’의 범위가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다는 것은 기업의 이윤추구 활동이 사회적 이익과도 부합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국민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를 떠올리면 발끈한다. 법률소비자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0%가량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동의한다고 했다. 대한민국 지도층에 대한 불신 때문이며 재벌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근거로 제시된다. 삼성그룹에 대한 국민의 시각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1938년 삼성창업 후, 범죄 혐의가 밝혀져 총수가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유독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진 삼성직계에 대해 ‘구속’이란 단어란 없다. 기각됐지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최초의 일이다. 이병철 창업주는 ‘5ㆍ16 군사 쿠데타’ 때 부정축재자로 지목받았지만 부정축재 재산 헌납 등으로 구속을 피했고 1996년 터진 ‘사카린 밀수 사건’도 한국비료의 국가 헌납과 경영 일선 퇴진을 약속으로 피해갔다.

 이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95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사면됐다. 2007년 10월엔 ‘이건희 비자금과 정ㆍ관계 로비 의혹’ 폭로에 따른 수사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란 ‘솜방망이 처벌’로 면죄부만 준 꼴이란 여론이었다. 당시, 1조 원의 사재출연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Y국제중학교 입학비리도 볼썽사나웠다. “(이재용 부회장 자녀를 위해) 올린 건 올리고, 깎을 건 깎고 해서 억지로 (중학교에) 들어갔다”는 등 당시, 한 방송국의 토론자와 사회자의 추임새다. 객관적 교과 성적으로는 합격권에 들지 못하는 점수였지만 주관적 채점영역에선 모두 만점을 기록했고, 그러고도 (합격권이) 안 되니까 다른 사람의 (주관적 채점영역) 점수를 조금 깎아서 합격했다”는 지적이었다.

 아무튼 신의 아들이란 논란은 뜨거웠고 부정입학이 사실이라면 사회를 존속시키는 공정한 게임, 기회평등을 무너뜨렸다는 점이다. 특검의 수사 결과 드러난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다른 점이 몹시 궁금하고 따져 볼 일이다. 그때 맞물려 터진 삼성 엑스(X)파일 사건’을 폭로한 N의원이 2013년 2월 14일 의원직을 잃었다. 당시, 아이들이 맞장구치며 회자한 일화는 “선생님, 죄가 뭔 줄 아세요, 삼성에 맞섰다는 거예요. 한낱 의원이 상대할 수 있겠어요”란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433억 원의 뇌물 공여, 횡령, 청문회에서의 위증 등 혐의를 받고 있다. 때문에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혐의 자체가 전면 부인된 것도 아니다. 만약 삼성이 강요 공갈의 피해자라면 손해를 봐야 하는데 손해는커녕, 국민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은 수천억 원의 손해를 당했는데도 삼성이 공갈ㆍ강요의 피해자란 주장이다. 기각을 전후, 구속되면 삼성이 잘 안 돌아갈 것이고 그 결과 ‘경제’는 총체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것 등 언론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부추기는 듯 볼썽사납기도 했다. 또 여론왜곡을 노린 ‘페이크 뉴스’는 잘라내야겠지만 사법부 판결에 찬반의사를 밝힐 자유보장을 이유로 법치주의 근간인 사법부독립성이 침해될 소지의 우려가 제기된다는 지적을 곧이곧대로 새겨듣지 않는 게 언론을 보는 시각이다.

 파놉티콘을 연상케 하는 삼성그룹 심장부에서 탈출한 서울지검 특수부 수석검사, 그룹 재무,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2010년 발간된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삼성재판을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란 생각을 하게 될까 봐 두렵다고 밝혔다.

 그 때문인지 이 부회장은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것이 정의’라는 듯이 국민들이 잠든 새벽에 웃으면서 구치소를 나오는 게 데자뷔로 느껴졌다. ‘우리나라 권력서열 0순위가 바로 삼성, 삼성공화국’이란 논쟁에 앞서 어떤 기업도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요구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역량, 그리고 쌓아놓은 신뢰다. 기업 가치는 세상을 설득할만한 기업메시지가 될 수 있지만 과연 삼성이 그러한지 되묻고 싶다. 2017년 시대정신, 정의가 요구하는 가치에 맞춰 재벌도 스스로를 재정비할 때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정의’에 대한 ‘답’을 주지 않고 프레임을 선사한 것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 나서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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