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2:18 (금)
경기 침체 귀성 대신 선물만…
경기 침체 귀성 대신 선물만…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1.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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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연휴 등 겹쳐 택배 작년比 20% 증가 근로자 30% “고향 안 가”
 경기침체에 청탁금지법까지 겹쳐 설 특수가 사라졌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으나 택배업계는 호황이다.

 연휴기간이 짧은 데다 넉넉지 않은 경제사정으로 귀성 대신 선물만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강원도 원주시가 고향인 이모(42ㆍ거제시 고현동) 씨는 고향집에 가지 않고 설 연휴 내내 거제에 머물기로 했다.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돼서다. 그는 불황 속에서 헤매고 있는 조선업계 하청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터라 명절 보너스를 받지 못했다. 게다가 대체 휴일을 쉬더라도 연휴가 4일에 불과한 탓에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씨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올해 설은 택배를 보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며 “올 추석에는 경기가 풀려 두 손 가득 선물을 안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진주시 망경동에 사는 최모(30ㆍ여ㆍ회사원) 씨도 당분간 서울에 있는 부모님을 볼 계획이 없다. 딸 아이 하나 키우기에도 벅찬 경제 여건에 귀성은커녕 저렴한 선물 하나 택배로 보내는 것이 고작이다.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가 소속 사업장 조합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근로자의 34%가 이번 설 명절 때 고향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불황 등의 이유로 올해 설 명절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택배 물량이 대폭 늘고 있다.

 18일 경남ㆍ부산ㆍ울산지역을 관할하는 부산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설 특별소통기간 첫날인 지난 16일 물량이 지난해 149만 3천 상자보다 6.6%(9만 9천 상자) 늘어난 점에 비춰 오는 26일까지 택배 물량이 하루 평균 110만여 상자씩 총 1천200백만여 상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기간 하루평균 물량이 100만 상자였던 것과 비교해 10%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설보다 약 20%가량 택배 물량이 늘 것으로 예측하는 CJ 대한통운도 지난 1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약 3주간을 설 특별수송기간으로 정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메가마트 김해점 관계자는 “올해 설 명절 선물세트 사전예약률이 지난해보다 10%가량 증가했지만 4~5만 원대 선물보다는 2~3만 원대 선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고객들이 귀성 대신 부담이 덜한 선물을 택배로 보내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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