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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총 전시장’ 된 양수장 공사장
‘패총 전시장’ 된 양수장 공사장
  • 연합뉴스
  • 승인 2017.01.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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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서 신석기 유적지 오는 4월 전시관 개관
▲ 지난 2003년 창녕 비봉리 패총서 발견된 8천년 전 통나무배. 연합뉴스
 창녕군 부곡면 비봉리 43번지 일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신석기시대 저습지가 발견된 곳이다. 사적 제486호로 지정된 비봉리 패총이다. 패총은 원시인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가 무덤처럼 쌓인 곳이다. 이곳에서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배 2척 등 신석기시대 다양한 문화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 대량 출토됐다.

 유적지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후 인근 논 침수를 막으려고 양ㆍ배수장 건설 공사를 하던 중 조개무지가 드러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양ㆍ배수장 건물은 당시 준공을 앞두고 있었다. 습지 유적인 비봉리 패총은 양수장 바로 코앞에서 발견됐다. 창녕군은 공사를 중단하고 발굴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조사를 했던 국립김해박물관은 발굴작업을 하다 깜짝 놀랐다. 무려 8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신석기시대 초창기 통나무 배와 노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학계를 흥분시켰다. 국내 최초로 농산물 등을 담아 어깨에 메거나 등에 지는 ‘망태기’도 원형 모습을 유지한 채 발견됐다.

 도토리와 같은 열매류, 사람이나 동물 배설물이 굳어져 돌처럼 변한 분석(糞石), 멧돼지와 같은 동물을 새긴 토기 등도 쏟아졌다. 신석기시대 각종 토기도 다양하게 출토돼 남해안 지역 토기문화 변천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했다. 군은 결국 준공을 앞둔 양수장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리고 다 지은 양수장 건물은 지난 2013년부터 사업비 13억 5천만 원을 들여 패총전시관으로 재단장했다. 지상 1층, 지하 1층에 전체 바닥면적 437.5㎡로 다소 작았지만, 전시관으로는 손색이 없었다. 지상 1층은 비봉리 패총 단면 모형과 유물 발굴 현장 등을 재현했다.

 지하층에는 당시 발굴된 신석기시대 유물과 배 모형 등을 전시하고 신석기시대 생활관을 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 하나의 장면을 만든 디오라마로 만들었다. 특히 지하층 바로 앞은 비봉리 패총이 발굴된 곳이어서 현장감을 더한다. 군은 13일부터 3월 말까지 패총전시관을 시범 운영하고 오는 4월부터 정식 개관한다. 김충식 창녕군수는 “자칫 양ㆍ배수장으로 건설돼 묻혀 버릴 뻔했던 곳이 패총전시관을 갖춘 신석기시대 유적지 관광 자원으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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