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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은 먼데 날은 어두워지고…
갈 길은 먼데 날은 어두워지고…
  • 박태홍
  • 승인 2017.01.02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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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갈 길은 먼데 길은 미끄럽고 해는 서산으로 지려 한다. 인생이 조급하거나 답답하고 잘 풀리지 않고 고달플 때 이렇게들 비유한다.

 이 나라의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으로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앞당겨질 조짐을 보이면서 정치권도 지각변동이 일어나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인한 특검이 진행되면서 이 나라는 만신창이가 됐는데도 유난스레 정치권만이 분주하다.

 얼어붙은 경기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보수와 진보로 나뉜 열 많은 국민들은 거리로 나섰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추운 날씨 탓인지 움츠러들어 거동조차 않는다.

 그러나 각 정당 간 계파별 정치인들은 조급하고 답답했나 보다. 새누리당이 비박 친박으로 갈라섰다. 29명의 비박계 국회의원들이 가칭 개혁보수 신당이라는 이름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새누리당은 국민이 안겨준 준엄한 정권을 유지 못 하고 도중하차 할지 종착역까지 갈지는 헌법재판소에 달려있다.

 지난 2012년 12월 19일 치러진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108만 296표 차이로 압승했다. 이때 박근혜 후보는 투표 국민 전체의 51.55%의 지지를 받으며 1천577만 3천128표를 얻었다.

 이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과반수 득표를 달성한 것이다. 많은 표 차의 당선으로 박 대통령은 이때부터 아망이 싹 튼 것일까? 총리지명과 장관 인선에서부터 불통이 계속됐다.

 모자라는 부분은 배워나가고 소통하며 풀어나가야 할 것을 오기로 버틴 아망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모르면 물어서 풀어 나가야 할 것을 천성 탓인지, 부끄러움 때문인지, 여성인 까닭인지,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국정농단 의혹을 낳게 하면서 탄핵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탄핵정국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보수와 진보의 기치를 내걸고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며 정치에 몸담은 정치인들에 대한 연민의 정까지 느낀다. 아직 이 나라의 경우는 통일이라는 과제로 인해 해는 서산으로 기우는 데 갈 길은 멀고 험난하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이 나라의 정치인들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새누리당에서 개혁보수신당으로 갈라서고 있다.

 이익은 곽우록의 붕당론에서 “이(利)가 하나이고 사람이 둘이면 곧 2개의 당을 이루고 이(利)가 하나이고 사람이 넷이면 4개의 당을 이룬다”고 했다.

 이렇듯 정당이란 지방별 이해관계 학문의 계통에 따른 견해차, 연령, 직위의 고하에 따른 시국관의 차이 등에서 입장을 같이하는 인물들끼리 집단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와 반대되는 세력의 무리들과 싸우는 것이 당쟁이다. 당쟁은 조선 시대에도 있었다.

 당파 싸움의 절정기라면 제19대 숙종(재위 기간 1674~1720) 시대다. 세 번의 한국이 있었으니 이 시대가 어떠했는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왕권은 그대로인데 조정 대신들 간의 당파 싸움은 끊이질 않은 셈이다. 그러다 희빈 장씨의 소생 경종이(20대) 즉위했다가 4년 만에 승하하고 숙종과 숙빈 최씨의 아들 영조가 왕위에 오른다.

 이처럼 당쟁을 몸소 겪고 체험한 후 왕위에 오른 영조는 당파싸움의 완화와 공평한 인재 등용을 위해 탕평책을 내세워 재위 52년간은 정쟁이 크게 완화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조정 대신들은 남인, 서인, 노론, 소론, 시파, 벽파니 하며 무리의 이익을 위해 밤낮으로 정쟁을 계속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한 폐해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투철한 명분이 있었고 굽힘과 야합이 없었다. 대의명분에 입각한 왕권과 백성을 위한 명분의 정치이기에 목숨도 불사하지 않았다. 숱한 사화를 겪으면서도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지조와 절개도 있었다. 오늘날과 같은 입신의 영달을 위한 줄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튼 새누리당에서 떨어져 나온 비박계의 개혁보수신당은 출범 직후 새누리당을 제치고 정당지지율 2위를 차지했다. 한 여론기관에서 전국의 성인 1천521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한편, 경남의 진주을 김재경 의원 지역구에서는 도의원 1 시의원 5명이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들은 “여당의 일원으로서 시민의 뜻에 부응하는 정권을 만들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이어서 “김재경 의원과 함께 보수를 대변하면서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대선 주자를 만들어 내고 정권을 창출해 보수의 개혁을 이끌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국정농단의 주범이랄 수 있는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과 관련자들이 구속되고 특검에 의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도 쇠고랑을 찼다.

 한편, 새누리당에서는 인명진 비상대책 위원장 체제가 공식으로 출범했다.

 인 위원장은 수락연설에서 “새누리당이 죽어야 보수가 산다”며 강력한 당 혁신을 예고했다.

 조급해서일까? 갈 길은 먼데 날은 더 어두워져 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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