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병신년의 새해가 밝았다고 새해 소망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벌써 1년이 후딱 지나 2017년 정유년이 눈앞으로 다가섰다.
올 한 해는 국내외적으로 격동의 소용돌이가 몰아친 해였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건국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심판을 받게 됐다.
이 같은 일은 국가적 수치임에도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은 반성은커녕 때를 만난 양 이리저리 설쳐댄다.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정권을 쟁취했던 새누리당은 분당이 확실시되고 진보를 기반으로 한 야당 또한 대권에만 열을 쏟는 등 민생은 뒷전이다.
이러다 보니 민심은 촛불시위로 옮겨붙었고 정치권은 사달이 났다.
정부는 대통령의 탄핵심판으로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체계 자체가 바뀌었고 여ㆍ야 또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는 검찰수사에 이어 국정조사까지 진행되면서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젠 특검에 의해 모든 전모가 밝혀지겠지만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맞물려 그 실체가 드러날지도 국민의 관심사다.
지난 4월 실시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참패했다.
이 때문에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정부정책이 사사건건 야당에 의해 견제당하면서 정치권은 더욱더 시끌벅적해졌다.
정부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했고 당초 예정지는 성주군 성산포대였지만 군민의 격렬한 반대로 성주군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부지로 변경됐다.
그러나 야권은 개성공단 재개와 사드 배치 재협상을 언급하고 있어 앞으로 치러질 대선국면에서 큰 논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렇듯 정치권이 혼란스러운데 지난 9월 경북 경주에서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 이 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현실로 보여줬다.
언제 어느 시에 지진으로 인한 재앙이 우리들의 삶을 위협할지 모른다.
이에 대한 종합대책이 발표되고 주택의 내진설계를 의무화하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지만 비상시에 대비한 종합메뉴얼 등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처럼 지진에 대한 국민들의 근심이 가중되고 있는데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한반도를 강타, 축산농가들에 피해를 입혔다.
지난해에 이어 지금까지 닭 오리 등을 2천400여만 마리를 살처분해 단기간 내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세가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필리핀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당선됐다.
이들 두 대통령은 망언과 막말로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9월 미국과 필리핀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자가 “오바마 대통령이 필리핀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두테르테는 “나는 미국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오바마에게 ‘푸당이나’라고 말해 줄 것”이라고 말해 회담 11시간 전에 회담이 취소되기도 했다. ‘푸당이나’는 필리핀의 토착어로 ‘매춘부의 자식’ 또는 ‘개자식’이라는 비어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취임 후 마약범을 사살하는 등 강경하게 필리핀의 사회질서를 잡아가고 있어 EU 의회의 인권에 대한 제재를 받기도 했다.
또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도 두테르테 못지않은 막말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CNN TV 토론회에서 켈리 앵커가 공격적인 질문공세를 펼친 것을 비난하며 “캘리의 눈에서 피가 나왔다. 아랫도리에서도 피를 흘렸을 것”이라고 말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아무튼 망언이라고 치부되던 두테르테와 트럼프의 막말이 민심을 어떻게 사로잡고 움직였는지 두 사람 모두 대통령에 당선됐다.
짤막하고 간단하면서도 유권자의 가슴을 파고드는 그들의 언어 구사 능력이 망언이라 할지라고 국민들과 소통됐기에 좋은 결과를 얻어낸 것 아닌가 한다.
그래서인지 이 나라의 대선주자들이라는 사람들이 이와 흡사한 민초들이 분별하지 못할 소리들을 내뱉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이재명은 사이다, 고구마를 비유하더니 조선조의 임금들까지 들먹이는 등 국민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 애쓰는 모습들이다.
특히 문재인은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을 해야 한다”고 해 보수진영 국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혁명이란 사전적 의미는 ‘이전의 왕도를 뒤집고 새 왕조가 들어서는 일’ 또는 ‘비합법적 수단으로 정치권력을 장악하는 일’로 돼 있다.
이 모두는 국민의 뜻에 달렸겠지만 이 나라는 헌법을 수호하는 법치국가이기에 혁명이란 단어는 국민들의 일상과 삶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아직도 이 나라 대부분의 백성들은 충효 사상에 젖어 나라와 부모를 중시하는 순진함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