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과거 상원의원 선거에서 여유 있게 승리했다. 그런데 ‘마이클 샌들’의 저술에 따르면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상원의원 선거 때의 발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때 나만의 가치와 나만의 믿음으로 인도하는 신앙의 역할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이 말은 오바마가 상원의원에 출마할 때 자신이 종교적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신앙인이자 보수주의자였던 상대 후보는 ‘동성애 권리와 낙태’를 옹호하는 오바마를 비난하면서 오바마가 선량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유권자들은 오바마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기독교인인 오바마가 ‘동성애 권리와 낙태 권리’를 옹호했다는 것은 기독교인의 발언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오바마는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해 신앙인이 아닌 듯한 발언을 했다. 신앙인이라면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다. 오바마는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그 후 민주당 대통령이 됐다.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자 자신의 종교가 정치 논의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즉 상원의원 유세 때 한 정치적인 발언은 자신의 종교 신념과는 관계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 종교적 견해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으며 나는 일리노이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것이지 일리노이 성직에 출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진보주의자들이 정치에서 “종교적 담논의 영역을 포기하는 것은 잘못이다”라고 했다. 오바마는 상원의원 출마 때 자유주의자처럼 반응했다고 ‘마이클 샌들’은 말했다. 그리고 자유주의자들이 종교가 빠진 정치 담논을 제시한다면 수많은 미국인 개인의 도덕과 사회의 정의를 이해할 때 사용하는 심상과 용어들을 포기하는 꼴이 됐으며, 종교는 반항을 일으키는 화려한 정치 수사에 동원되는 수단은 아니었고, 어떤 사회는 도덕적으로 병행해야 해결이 가능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인종차별, 건강보험 미가입자와 실업자와 같은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다루려면 가슴에서, 머리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인은 존 F 케네디와 오바마의 비슷한 점을 이야기한다. 젊고 유권자의 사기를 북돋는 정치인으로, 두 사람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의 지도력이 젊은 세대로 넘어갔다는 신호였다고 하면서 향후 젊은 지도자가 미국을 이끌어 갈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일흔의 나이로 특히 정치 경험이 없어 실망하는 미국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선거에서 정치인들이 자신의 신념과 다르게 표심을 의식해 꼼수를 앞세워 유권자를 자극하는 행동은 미국 정치인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인들에게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미국이 동맹국 한국을 포기한다는 것은 미국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에서도 한미동맹 관계는 그대로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