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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난세에 누가 진정한 정치인인가
이 난세에 누가 진정한 정치인인가
  • 원종하
  • 승인 2016.11.16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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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 토요 꿈 학교 대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정치가 됐다. 정치는 우리의 삶이고 우리의 현실이다. 또한 시대를 바꿀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요하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일일이 다 참여해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표를 선출해 그들에게 우리 삶의 문제 해결을 위임한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전무후무한 사건 앞에서 우리의 대표성을 지닌 정치인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유형을 보면 국민과 국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소명 의식보다는 개인의 야망과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사람과 생계를 위해 매월 꼬박꼬박 봉급을 받는 봉급자, 그리고 임기 중에 무엇인가 한 건 해 보겠다는 그런 사람들로 뭉쳐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까? 299명의 국회의원 전부가 그러지는 않겠지만 작금의 국회를 보면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한 달이 다 돼가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대통령의 결단은 뚜렷한 사유 없이 연기되고 있다. 시간이 연기되는 것은 청와대의 입장과 논리를 더 만들어 국민들로 하여금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거나 피로감이 쌓이게 해 더 이상 이야기할 힘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은 참 많이 답답하다. 국민들이 뭘 아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국민이 우매한 민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지난 주말 성난 마음을 가라앉히며 차분히 표출된 성숙된 대한민국 국민의 촛불민심을 보았다. 100만이 넘은 국민들이 하나 된 그 순간이 그냥 문화축제의 장에 나온 것이 아님을 명실해야 한다.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보는 것을 넘어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일회성으로 끝날 것으로 판단하면 큰 오판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더 큰 함성으로 개개인이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행동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나무는 추위가 왔을 때 그 기풍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난세(亂世)에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 또 고민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일 것이다. 나라를 이렇게 위기에 빠지게 하고, 위기를 감지하고 견제하지 못한 데에는 정치인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국회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혹시 동조를 하거나 부역의 역할을 한 적은 없는지, 새로운 자리를 탐하는 마음은 없었는지, 혼돈의 시대를 틈타 연말에 자기 지역구 예산 챙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볼 일이다. 지금부터는 이 난세를 위해 전 국민과 함께 한 몸 어떻게 던질 것인가를 고민하고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인 역시 국민의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소리를 제대로 듣게 하려면 앞으로 국회의원 선수를 3선으로 제한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정년이 없는 곳이 없다. 그러나 유독 국회만이 선수제한을 두지 않아 무책임 무능력 무감각의 능력자(?)들이 많이 모이는지도 모르겠다. 정치권은 능력과 자격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면 그 자리를 물려줄 줄 알아야 지속가능한 국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 반대로 경쟁자가 나타나면 제거하기, 능력 있는 사람은 깎아내리기, 자격 있는 사람은 폄하하기부터 하는 것이 정치의 기술인양 하고 있지는 않은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이제는 더 이상 나라가 썩지 않기 위해서라도 순환돼야 한다. 정치의 중심인 정당은 제 역할과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 때 벌써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공천으로 난파선이 돼가고 있다가 쪼개질 위험에 처해있고, 야당인 민주당은 그동안 공조해온 다른 야당을 제치고 단독적으로 영수회담을 하겠다고 했다가 당내와 재야로부터 취소하라는 요구를 거세게 받아 결국 취소하는 등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선수가 높은 사람들이 각 정당마다 많을 텐데 그동안 얻은 경험과 지혜를 어디에다 활용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선수의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오늘날 국민이 바라는 정치인은 높은 선수(選數)가 아니라 진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정의로운 선수(選手)가 필요하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진정한 정치인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면 돌파를 시도할 때 기회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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