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2:37 (금)
더 미룰 수 없는 탈핵과 지진 대비
더 미룰 수 없는 탈핵과 지진 대비
  • 김혜란
  • 승인 2016.11.10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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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란 공명 소통과 힐링센터 소장ㆍTBN 창원교통방송 진행자
 급히 SNS에 올렸다. 지난 3일 오후 11시 36분경이었다. 창원시 두대동에 있는 TBN창원교통방송에서 “낭만이 있는 곳에, 생방송 중입니다! 위아래로 흔들거리며 진동이 느껴집니다.”

 재난긴급문자나 인터넷 속보는 아직 없다. SNS는 바로 반응이 있었다. ‘저도 느꼈어요’, ‘뭔가 흔들렸어요’ 20분쯤 지나서 방송국 긴급재난화면에 뜬다. 함안에서 2.6 규모의 지진이 있었단다. 뉴스에서도 그제야 자막이 뜬다. 함안에서 기상청 지진 관측 이래 최초로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넋이 자꾸 나가는데, 다시 지진소식이 들린다. 7일 전남 신안에서 3.5 규모의 지진이 났다. 먼 바다여서 감지가 힘들었지만 공포감은 크다. 이날 지진을 포함해 올해 전남에서는 규모 2.0 이상 지진이 5차례 발생했다고 한다.

 경주가 아닌 함안 근처에서 지진이 시작된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전남에서도 지진이 새롭게 나고 있다. 불안한데 어디에다가 물어봐야 할지 답답하다. 제대로 이야기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지진 전문가는 도대체 알 길이 없고 딱 한 사람이 떠올랐다. 은행업으로 정년퇴직한 탈핵전문가다. 환경운동으로 시작한 사회참여가 몇십 년의 세월을 거쳐서 탈핵에 대한 민간인 전문가로 최근 강의와 행동으로 무척 바쁜 분이었다. SNS로 검색해보니 언제 어디서 대중강의가 있는지 바로 찾아진다. SNS야, 고맙다!

 창원 마산 창동에 있는 모 레스토랑에서 탈핵과 에너지전환에 대한 토크쇼가 있었다. 탈핵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햇빛 에너지 발전소에 관한 묶음형(?) 만남이었다.

 한국인의 핵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라는 이름을 쓰는데, 핵 발전소가 맞다고 했다. 그래서 ‘탈핵’인 것이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현(福島?)에 있던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는 어마어마했다. 지금까지도 그 영향이 엄청나다. 올봄 원전에서 60㎞ 떨어진 학교도 ‘고농도 방사능’에 노출돼 있었고, 후쿠시마 시내에 피었던 벚꽃은 방사능 노출농도가 평소의 70배가 넘었다. 5년이 지났지만 도저히 사람이 들어가서 살 수 있는 곳이 아닌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원금을 줄 테니 내년부터 들어가서 살라고 하지만 주민들은 도저히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20년 올림픽을 위한 준비로 주민들을 죽음의 장소로 떠밀고 있다고 했다. 일본 열도는 확실히 안녕하지 못하다.

 대한민국의 원전은 모두 총 25기. 지난 6월에 한수원에서 건설 허가가 떨어진 신고리원전 5ㆍ6호기는 앞으로도 계속 문제 제기가 있을 것 같다. 안전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허가가 났을까. 불과 5㎞ 떨어진 곳에 활성단층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는데도 평가하지도 않고 허가했다. 아직은 연구결과일 뿐 학계 공론화가 안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해저단층은 아예 연구조차 하지 않았는데, 그 이후 7월에 해양과학기술원에서 부산앞바다 활성단층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석 달 후 9월, 경주지진의 진앙도 활성단층이었다. 맙소사!

 경주 지진 이후, 지난 9월 21일에 있었던 국회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석호 의원(새누리당)이 질문했다. “활성단층 위에 원전이 건설된 것이 맞냐?” 당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 450개의 활성단층이 있는데 그중 25개만 조사가 됐다. 최악의 경우 활성단층 위에 건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했다.

 대한민국은 이미 신고리 5ㆍ6호기를 추가하지 않더라도 원전밀집도는 압도적인 세계 1위다. 핵발전소 더 지어도 문제없다는 사람들이 꼭 언급하는 국가들인 일본과 프랑스, 미국, 러시아도 국토면적 대비 원전밀집도는 한국을 따라잡으려면 멀었다고 한다. 고리원전을 기준점으로 볼 때 기장군청은 11㎞, 부산시청은 25㎞, 양산시청 23㎞, 울산시청 24㎞, 김해시청 38㎞, 현대차 25㎞, 창원시청 55㎞ 떨어져 있을 뿐이다. 반경 30㎞ 이내에 약 342만 명이 살고 있다.

 환관들과 대통령과 정치권이 저러고 있는 사이, 국민이 챙겨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촛불도 들어야 하고 탈핵에 지진 활성단층확인까지 국민 손으로 해야 하는구나. 서글프고 무섭고 배도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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