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보던 창밖인데
커피 한 잔에 내다보는 창밖
눈 시리도록 맑은 햇살
설레는 오후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고
앞산 솔밭 참나무들
치장만큼 빠른 세월
이 시간만은 낙동강처럼 길었으면
빛 고운 은행잎도 눈에 들지 않는지
전깃줄에 매달렸던
하얀 반달은 어느새
해도 안진 하늘 가운데로
무심히 기어오르기만
익어가는 가을 아끼다가
아끼다 식어버린 커피잔엔
놓치면 다시는 못 볼 것 같은
가을 향기 소복하네
시인 약력
경남 통영 生
부산시인 신인상으로 등단
부산시인협회 회원
시집 ‘다 쓴 공책’
평설
따옴시는 그리움을 전제로 하여 은유서정의 멋을 풀어내었다. 자연과 교감하는 목소리에는 감춤과 드러냄을 필연적으로 지녔기에 상징의 존재가 살아있음을 본다. <안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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