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1:12 (금)
解憂所(해우소)
解憂所(해우소)
  • 송종복
  • 승인 2016.11.02 2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解:해 - 풀다 憂:우 - 근심 所:소 - 장소

 변소의 최초문헌은 1459년 <석보상절>에 언급됐고, 양변기는 1596년 영국의 John경이 궁중에 설치했다. 1970년 세운상가 진양아파트에 설치 후 널리 보급됐다.

 화장실의 이명(異名)은 많고도 많다. 이유는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즉, 변소(便所), 서각(西閣), 정방(淨房), 청측(靑厠), 측실(厠室), 측청(厠?), 측간(厠間), 회치장(灰治粧), 해우소(解憂所), 해우실(解憂室), 통시, 똥둑간, 잿간, 칙간, 정낭, 통숫간, 통싯간 등이다. 이 중 ‘칙간’은 충청도, ‘정낭’은 강원도, ‘통숫간’은 황해도, 통싯간은 경상도 사투리다. 또한 남녀의 사용여하에 따라 내칙(內厠), 외칙(外厠), 중칙(重厠), 북수(北水), 목방(沐房), 세답방(洗踏房) 등으로 부른다.

 그 중 해우소는 주로 사찰에서 근심을 푸는 곳이며,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라고 한다. 해우소 사용은 주의할 점이 많다. 첫째, 머리를 숙여 아래를 보지 말아야 한다. 둘째, 낙서하거나 침을 뱉지 말아야 하며, 힘쓰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셋째, 외우고자 하는 게송(偈頌)이 있다면 외운다. 넷째, 용변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나온다. 다섯째, 손을 씻기 전에는 다른 물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김견명[일연]의 <삼국유사> 중 신라 35대 혜공왕 편에 대궐의 북쪽 ‘측간’ 속에서 두 줄기의 연(蓮)이 나고, 봉성사(奉聖寺) 밭 가운데에서도 연이 났다. 는 기록이 있다. 그 후 1459년 <월인석보>에 처음 ‘뒷간’이 나오는데 똥오줌 누는 공간이라고 언급돼 있다.

 현대의 양변기는 1596년에 영국의 존 해링턴(John) 경이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위해 고안했다. 또 양변기는 19C 초 미국 상류층부터 사용했고, 우리나라 양변기는 1957년 서울 종로 행촌아파트에 최초로 설치됐지만, 일반인의 사용은 1970년 서울 종로 세운상가의 진양아파트에 설치된 후 널리 보급됐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인간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라고 한 말처럼 유적을 발굴할 때 수세식 화장실의 유무를 보아 문명의 발달상징으로 보았다. 이것이 오늘날에 적용돼 선진국일수록 청결한 화장실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 주위 변소는 어떤가. 청결 여하가 문명의 척도라 하니 더더욱 깨끗이 써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