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7:08 (토)
물 이야기
물 이야기
  • 이윤
  • 승인 2016.10.31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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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
누각 밑

아랫물이 강물이란다

빗물 고인 웅덩이

엄마가 뜬 정화수

소금 속의 바닷물

물에다 생을 풀고

모든 물을 버무려 본다

저기 지나가는 낮 기차는

수십 세기의 당신을 싣고

꺼어억 긴 물을 쏟아냈다

모든 사물과 사람 사이에는 물이 흘러갔다

한 시절의 길 열어 주고 굽이져

그 사이에 물꽃이 피고 졌다

다시 피어난 물 시쳇물, 빗물에

말갛게 씻긴 물이

새 울음소리 듣고 있는 중이다

실시간 음악과 밤비가

한 아이의 불우했던 눈물을 만들고 있다

너와 나에게도 울컥, 예각의 물 지나갔다

생은 뒤척이는 핏물이 되기도 했다

물소리는 거대한 오케스트라

악보 없이

지휘자 없이

비에 젖은 풀잎들 일어서게 했다

시인 약력

<창조문학신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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