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1:52 (목)
위기의 대통령과 단전호흡
위기의 대통령과 단전호흡
  • 한승범
  • 승인 2016.10.30 2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연일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언론ㆍ포털사이트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비판ㆍ풍자로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박근혜 대통령 관련해서 ‘탄핵’과 ‘자살’이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검색된다. 우리나라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직업군이 바로 대통령직인데(11명 중 1명 자살, 현재 9.09%), 앞으로 18.18%가 될 것 같다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과연 대통령이 자살하는 사태가 올 것인가?

 지난 2008년 대학 강단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커다란 성공을 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다가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고, 연이어 사기를 당하면서 사업은 극도로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심신을 다해 지원했던 가맹점주들에게 거액의 돈도 떼이면서 2012년 사업은 몰락했다. 무엇보다도 곧 이어 닥친 빈곤은 영혼까지 갉아 먹었다. 아들이 등록금을 못내 교무실에 불려갈 때, 슈퍼에서 썩은 과일ㆍ야채를 천원에 사서 먹을 때, 종량제 봉투도 못 사 뒷산에 음식쓰레기를 버릴 때는 정말 죽고 싶었다. 필자 한 명이면 괜찮지만 가족 모두 당장 굶어 죽게 생긴 상황에서는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다.

 대한민국은 자살공화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률은 26.5명으로 OECD 평균 자살률 12명보다 두 배 이상 높다. 2위는 일본으로 18.7명이다. 사람들은 자살률이 높은 이유로 청년 실업, 소득의 양극화 심화 현상, 노인 빈곤 등 복지적 측면에서의 물질적 요소를 자주 든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낮은 나라는 터키인데 2.6명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열배가 낮다. 반면 터키의 1인당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9천437달러로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즉 국민들이 잘 사는 것과 자살률은 상관관계가 없다. 오히려 1인당 GDP가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다.

 자살은 마음의 병이다. 우리나라 한해 자살로 사망하는 수는 대략 1만 4천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약 80%의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았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75%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즉, 자살자의 약 60%가 불면증 환자라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 2013년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중 우울증 등을 앓는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약 36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면증과 우울증 환자 조기 치료가 자살률은 낮추는 좋은 해결책이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아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이다. 유명인들의 자살을 모방하는 자살, 즉 ‘베르테르 효과’가 실제로 작용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명인들의 자살은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 세계 1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자살한 사람들을 지나치게 영웅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지난 2012년 필자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4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120㎏ 초고도비만, 각종 성인병, 10억 빚, 불면증 등으로 재기할 가능성이 극히 낮았다. 악재는 겹쳐서 온다고 한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때 필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은 것은 바로 정신적 안정이었다. 정신적 안정은 복식호흡이라고도 불리는 단전호흡에서 왔다. 현대의학에서 질병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스트레스라고 한다. 단전호흡과 명상이 스트레스와 불면증 그리고 우울증을 없애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힘들면 힘들수록 단전호흡에 집중했고, 덕분에 극단적인 벼랑 끝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모든 악재를 걷어냈다. 6개월 만에 45㎏를 감량했고, 모든 성인병과 불면증을 이겨냈다. 새로운 사업 온라인평판관리에서 극적인 재기에 성공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어디까지 진실이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잘 모른다. 따라서 지금 ‘대통령 탄핵’ 여부에 대해서는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로 말미암아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박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복식호흡을 하는 사람은 마음의 병이 있을 수가 없고, 자살하는 일은 더더욱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직 자살률 18.18%는 그저 농으로 끝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