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9천473인’이 의미하는 것은
‘총 9천473인’이 의미하는 것은
  • 김국권
  • 승인 2016.10.2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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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국권 전 경남도의원
 제목이 뭔가 싶겠지만 이 숫자는 청와대가 작성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집계의 합계이다.

 그중의 몇 분들은 SNS에 자신이 블랙리스트 실린 작가라고 커밍아웃하며 ‘청와대 공인’ 예술가임을 즐기기도 하고, 한편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못한 작가들은 수치스럽다며 더 분발해야겠다는 다짐을 보이기도 한다. 참으로 답답한 것은 문화계의 특성상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억압하고 핍박할수록 더 많은 조롱과 풍자가 쏟아져 나올 것은 자명함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기준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화예술계를 통제하려는 시도를 보면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얼마나 더 퇴행을 해야 되나 싶다.

 참 쓸쓸한 푸념이지만 그래도 이명박 정권 때는 나름 기준이 있었다. 국방부 불온도서 지정 때 ‘북한 찬양’, ‘반정부ㆍ반미’, ‘반자본주의’ 같은 그런 기준이라도 결과물에 대한 것으로 한정은 했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 시국선언을 했으니까’, ‘문재인을 지지 했으니까, 박원순을 지지 했으니까’ 처럼 유치원생 같은 기준으로 정하니, 꼭 ‘난 네가 싫어’하고 무슨 등짝에 딱지 붙이는 것처럼 하고, 현 정부가 그런 성향이니 분명 비슷한 것은 존재 할 것임은 짐작은 했지만 참으로 유치찬란해 문득,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국민의 정부 당시 문화 부문 정책이 그리워진다.

 그러다 비슷한 시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취임 후 최저인 25%로 떨어졌다. 갈수록 레임덕에 준하는 상황들이 나타나면서 경제 실패, 외교적 난관 속에서 세월호 참사와 백남기 농민 사망 같은 일에서 보여 준 무능과 무책임, 뻔뻔함 그리고 비선권력 의존과 부패 등, 총선 참패를 뒤집으려고 무모하게 아집과 독선을 부리는 행태에 대한 염증 같은 것들이 배경이 되는 가운데, 최순실이 계기를 만들어 주고, 노동자들의 파업이 중심이 된 투쟁과 압박, 행동들이 동력이 돼서 반대 여론을 결집시키고 대통령 지지 여론을 엄청나게 약화시키면서 조기 레임덕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게 지난 3년간 대한민국의 최고 통치자가 싸운 것은 거대한 사회악이 아니라, 자녀를 억울하게 사고로 잃은 피해 부모들, 생계비용인 임금을 깎지 말라는 노동자들, 삶터에 무기를 들이지 말라는 촌부들, 그리고 또 예술인이다. 또한 대통령은 자기편과도 싸우는데 일개 부처의 국ㆍ과장, 자기 비서실장 출신 정치인 등과 좀 거슬렸다고 맞짱을 뜨더니 요즘은 개그맨과 싸운다. 이제 그의 통치는 과거의 아우라를 잃고 옹졸하고 이기적인 것으로 비춰진다. 최근 최순실 효과까지 증폭돼 권력의 사유화로 비춰지면서 ‘찌질하다’는 쪽으로 가는 듯하다. 애초에 통치 품격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땅의 국민으로써 부탁은 제발 남은 임기동안만이라도 리더십의 유형을 바꾸고 레임덕을 의식해 강하게 치고 나가지 말고, 집권후반기인 만큼 서서히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부디 소통하는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음은 비단 나 혼자의 희망은 아닐 것 인데 아마도 그 반대로 할듯하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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