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5:54 (금)
유예된 시간
유예된 시간
  • 홍정숙
  • 승인 2016.10.23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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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숙돌 틈에서 끊어진 낚시 바늘 뱉고 있다

입 언저리 붉게 뜯겨진

손가락만 한 메기

먹이가 눈앞에 두근거려서

한 번 삼킨 것인데

보이지 않는 갈고리가 놓아주지 않는다

안간힘 뱉으려 할 때마다

눈 속으로 번개가 달려든다

물살에 기대어 떠내려간다

어디에 저항할 힘 숨어 있었는지

흰 밑줄 매달고 거슬러 올라온다

매운탕이 끓는 텐트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 웃음소리

구구리, 수수미꾸리 모래먼지 속에서

자주 진저리치며

유예된 시간을 지켜보고 있다

시인 약력

경북 의성 生

문예지 <竹筍> 신동집 시인 추천으로 등단

동아대학교 문학석사

국제펜클럽 본부

한국문인협회 제도개선위원

한국시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한국가톨릭문인협회 회원

문예시대 작가상 수상

시집 ‘초행길’ 외 6권

평설

 따옴시는 사물에 대한 화자의 입장을 그대로 이입시킴으로써 시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상향적 묘사는 너무 아름답다. 이미지의 강점과 함께 알레고리를 내재율로 풀어내었다. <안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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