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숙돌 틈에서 끊어진 낚시 바늘 뱉고 있다
입 언저리 붉게 뜯겨진
손가락만 한 메기
먹이가 눈앞에 두근거려서
한 번 삼킨 것인데
보이지 않는 갈고리가 놓아주지 않는다
안간힘 뱉으려 할 때마다
눈 속으로 번개가 달려든다
물살에 기대어 떠내려간다
어디에 저항할 힘 숨어 있었는지
흰 밑줄 매달고 거슬러 올라온다
매운탕이 끓는 텐트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 웃음소리
구구리, 수수미꾸리 모래먼지 속에서
자주 진저리치며
유예된 시간을 지켜보고 있다
시인 약력
경북 의성 生
문예지 <竹筍> 신동집 시인 추천으로 등단
동아대학교 문학석사
국제펜클럽 본부
한국문인협회 제도개선위원
한국시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한국가톨릭문인협회 회원
문예시대 작가상 수상
시집 ‘초행길’ 외 6권
평설
따옴시는 사물에 대한 화자의 입장을 그대로 이입시킴으로써 시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상향적 묘사는 너무 아름답다. 이미지의 강점과 함께 알레고리를 내재율로 풀어내었다. <안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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