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6:56 (수)
‘효 문화’ 뿌리 축제 돌아보니
‘효 문화’ 뿌리 축제 돌아보니
  • 송종복
  • 승인 2016.09.26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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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 (사)경남향토사연구회ㆍ회장
222개 성씨 문중 5천여 명 참가 경로효친 함양

 지구상 그 넓은 세상에 어찌해 대한민국에 태어났으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모 성씨로 태어났을까? 곧 희수(喜壽)로 바라보는 나이에 새삼 서럽게 우문현답을 해 본다. 그러니 필자가 지난 2007년도 아리랑 축제에 참가키 위해 평양에 가보니 뜻밖에 거대한 무덤을 봤다. 남한에 제일 거대한 무덤은 신라 29대 무열왕릉이다. 그런데 이에 뒤질세라 평양에 더 큰 무덤과 주위의 단장을 보고 놀랐다. 가보니 고구려 동명왕릉이다.

 고구려 시조는 BC37년의 동명성왕이다. 과연 2천여 년 전 왕의 유해를 어떻게 찾았으며, 당시 고구려 수도는 졸본성(중국 만주 환인현)인데 그의 무덤을 평양에 세웠다는 게 의아했다.

 이같이 북한은 전통성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다. 반면 남한은 어떤가. 남한이 우리나라 전통성이라면 우리 시조인 단군왕검을 한양(서울)에 세워 민족의 혈통을 세워 봄직도 한데, 이 나라 어느 구석에 다 가 보아도 단군 시조의 ‘능’과 ‘상’은 찾을 길 없다. 기껏 해 사직공원 안에 ‘상’만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우선 우리 시조(단군)는 제쳐 두고라도 조상의 역사를 모르고 산다면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새벽에 나섰다. 즉, 대전 뿌리 공원에서 지난 9월 23~25일 전국적인 ‘효 문화 뿌리 축제’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전국 222개 성씨 문중에서 5천여 명이 참가했는데, 각기 문중의 전통을 상징하는 복장을 갖추고, 가문의 영광을 재현하는 문중 ‘퍼레이드’로 시작했다. 이어 중국 용정시의 초청공연, 군악대 공연, 수상창극, 음악 불꽃 쇼, 우금치 마당극 공연, 효서당 효초리 형벌체험 등 90여 개의 볼거리, 놀 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많았다.

 그런데 전국에서 모여들었기 때문에 서로가 피로에 지쳤다. 필자도 새벽 5시에 기상해 일행을 기다렸다가 6시에 출발해 겨우 9시 반에 도착했다. 주로 70~80대 고령 노인들이었다. 미리 준비한 문중 깃발과 만성기(萬姓旗)들은 우리를 반기며 기다리고 있었다. 동시에 각기 문중 깃발 아래 입장식까지는 좋았다. 그 후 노염(老炎) 햇빛에 온갖 인사(정치인)가 등장해 제각기 정치 치적 쌓기로 장시간 연설을 하는 바람에 식상해서 거의 자리를 뜨는 판이다. 사실인즉슨, 김립(金笠: 김삿갓)의 시 ‘방중개존물(房中皆尊物)’이 예 아닌가 싶었다.

 우리 일행도 멋쩍어서 자리를 비우고는 조상의 비석(청주 송 씨)을 찾았다. 서로가 모르는 데 우연의 일치로 같은 비석 아래 만나니 ‘구세주’보다 더 반가웠다. 피는 물보다 진했다. 피로가 확 풀렸다. 조상이 이렇게 좋을 줄 미쳐 몰랐다. 그 수많은 인파들이 제각기 조상의 비석 아래 오손도손 모여 수군수군하는 모습이 그렇게나 평화스럽기만 보였다.

 이렇게 자신의 뿌리를 알게 해 경로효친 사상을 함양시키고 한겨레의 자손임을 일깨우게 하는 전국문중협의회장(김동기 박사)의 노고에 치하를 보낸다. 이 뿌리 공원은 효와 성씨를 주제로 한, 세계 유일의 ‘태마 공원’으로 지난 1997년 11월 1일 개장했다. 앞으로 옛 보다 살벌한 현 세파에 경로효친사상은 대한민국에서 배우자라는 ‘캐치 플레이’로 이를 세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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