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가격 차이는 올여름 지독한 가뭄과 폭염 때문에 작황이 부진한 탓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유통구조다.
유통구조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배추 농가는 계약재배 형태로 산지 유통인과 거래를 하고 있다. 파종 전 수확량과 관계없이 3.3㎡당 일정 금액을 받기로 계약한다. 이 경우 작황 부진에 대한 리스크(위험)는 산지 유통인이 책임진다. 특히 배추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농민들이 계약재배를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민들은 계약재배를 하지 않을 경우 올해처럼 이상기후 등으로 농사를 망칠 경우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현재 정부의 유통 시스템으로서는 리스크를 줄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 배추농민은 “소매가가 오른 만큼 농민들도 득을 보려면 계약재배가 아니라 ‘밭떼기’나 ‘차떼기’로 출하를 해야 하는데 작황이 부진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올해도 폭염 때문에 농사를 망친 일부 노지배추 농가는 수확도 못 하고 밭을 갈아엎었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공시된 지난 9일 기준 상품 배추(1㎏)의 평균 도매가격은 2천140원이다. 평균 소매가격은 이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많은 8천128원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배추 상태에 따라 최고 1만 3천원까지 거래된다. 산지와 비교하면 8배에서 13배나 비싸다. 이만하면 일반 배추가 아닌 ‘金배추’라 불리는 것이 당연하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추석민생대책을 발표하고 성수품 공급을 늘리는 등 추석 물가 안정에 나섰으나 부족하다. 당장 채소와 과일 비축물량방출을 크게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유동구조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민속 최대 명절인 추석을 국민들이 우울하게 보내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