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21:02 (화)
콜레라 망령 몰아낼 용기 있는 결단
콜레라 망령 몰아낼 용기 있는 결단
  • 한상균 기자
  • 승인 2016.09.07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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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균 제2 사회부 본부장
 유례없는 조선경기 침체로 지역경기가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시점에 콜레라의 망령은 지역경제에 결정타를 날렸다.

 왜냐하면 콜레라의 위력은 더위가 꺾이고 찬바람이 나면 원상회복될 줄 알았지만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니 망령이랄 수밖에 없다.

 콜레라 망령에 가장 피해가 큰 업종은 활어를 파는 횟집이다.

 거제시 횟집은 아예 문을 닫고 개점휴업이다.

 “문을 열어봐야 손님이 없는데 열면 뭣 합니까”, “직원들에게는 당분간 좀 쉬자고 했습니다”, “우리는 매일 생선과 씨름하면서, 좋은 부위는 손님에게 팔고 부산물은 우리가 먹는데 생선이 오염됐다면 왜 횟집주인과 종업원은 콜레라에 걸린 사람이 없지요”라고 오히려 되묻는 판국이다.

 거제시는 유인물도 발간해 배포하고 호소문도 띄웠지만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난 6일에는 아예 시청광장에 생선회 시식부스를 만들고 시식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이 자리서 권민호 시장은 만약 거제에서 수산물을 먹고 콜레라에 걸리면 자신의 사비로 일체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앞서 시의회 반대식 의장은 직원들과 함께 횟집을 돌며 생선회와 생선요리를 먹으며 SNS를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콜레라는 지극히 후진국성 전염병이다. 한마디로 너무나 관심 밖의 질환이다 보니 정확한 오염경로나 오염원, 대처방법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브리핑자료를 짜맞추다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그래서 나온 것이 농어, 삼치, 정어리, 오징어 등의 등장이다. 발병 근거지로 추정되는 해안 바닷물, 횟집도마, 교회식당은 오염원 조사에 들어갔고 함께 식사한 불특정 다수는 역학조사 대상이 됐다.

 당연히 엄격한 역학조사를 해야 하고 발병 원인을 찾아내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여행자, 지역민 2명 등 콜레라 감염자가 생선회, 오징어만 달랑 먹었느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질병본부의 콜레라 감염, 감염자의 이동경로와 섭취한 음식물 등 역학조사 경위를 밝히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생선을 특정한 것은 혼란만 가중시킨 경솔한 조치인 것만은 피해갈 수 없다.

 오히려 초기대응단계에서 안심하고 병원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아직도 콜레라의 발병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왜 콜레라에 걸린 사람이 죄인 취급받아야 하느냐”는 하소연이 남의 말처럼 들리지 않는 것은 초동작전이 잘못되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할 수 없고 발병원인을 감추게 해 더 큰 화를 촉발시킨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콜레라의 발병원인을 숙지하고 최소한 가정 단위의 청결을 유지하면서 콜레라의 망령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현재까지 적어도 거제에서 오염원으로 지목받은 그 어떤 곳, 어떤 것에도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거제에서 수산물을 먹다가 콜레라에 걸리면 권민호 시장이 사비로 치료비 전액을 책임진다고 하니 거제 해산물을 오염원으로 바라보는 인식전환의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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