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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사교육비, 흙수저보다 14배 많아
금수저 사교육비, 흙수저보다 14배 많아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6.08.29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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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일 교육행정 부장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읍면지역 저소득층과 대도시 거주 고소득층의 사교육비는 14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계층간 사교육비 불균형은 공교육 정상화와 방과 후 활동의 내실 있는 운영으로 계층간 교육 불균형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교육 불균형으로 인한 교육격차는 부의 격차를 만들고 다시 부의 격차가 그 후손의 교육 격차를 확대하는 악순환은 사실상 세계적으로 우려되는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유달리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사교육 부담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상명대 김화경 교수는 ‘사교육비 얼마나, 왜 어떻게’ 주제 발표 자료를 통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과외비 조사 현황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서울 거주 월평균 소득 600만 원 이상을 ‘금수저 그룹’으로, 읍면지역 거주 월평균 소득 200만 원 이하를 ‘흙수저 그룹’ 명명한 뒤 두 집단의 사교육비를 비교 분석했다. 금수저 그룹과 흙수저 그룹의 사교육비는 초등학교는 6.29배, 중학교는 6.37배, 고등학교는 14.01배 차이가 났다. 금수저그룹 자녀 55% 이상이 자사고 또는 특목고(외고, 국제고, 과학고) 진학을 희망한 반면, 흙수저그룹에서는 자사고 또는 특목고 진학 희망자 비율이 15% 이하이고 대부분 일반고 진학을 희망했다.

 서울 거주 사교육 참여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39.5만 원, 중학교 49.0만 원, 고등학교 69.1만 원이었고, 특히 중산층(월 가구소득 500만 원 이상)으로 국한하면 초등학교 48.2만 원, 중학교 58.0만 원, 고등학교 82.4만 원으로 증가하게 되는데, 만약 학생이 2명이 있는 가정이라면 사교육비는 가구소득의 약 1/4~1/3에 이르러 가계에 엄청난 부담이 된다.

 수학 과목은 사교육 참여율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으나 1인당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심화문제로 인한 고액 사교육비가 나타나는데, 공교육과 가정에서 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심화문제로 인해 학생은 학원으로 내몰리고, 학원에서 더 어려운 심화문제에 좌절하고, 결국 수학을 싫어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사교육 유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과서(특히 초등학교 5ㆍ6학년)를 국정에서 검정교과서로 전환하고 심화문제 유발요인인 초등학교 영재교육과 특목고 제도를 재점검하며, 공교육 강화를 위해 1교실 2교사제도와 수학전담 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OECD국가 중 PISA나 TIMSS 성적은 최상위권이면서도 초등학교ㆍ중학교의 수업시수는 OECD 평균에 비해 훨씬 적고 특히 수학의 수업시수는 더 적은데, 이러한 모순은 사교육의 영향이라 볼 수 있으므로 공교육 서비스 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방안으로 방과후학교 운영을 경쟁력 있는 대체재로 효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서울교대 김성식 교수는 ‘사교육 경감 정책의 효과와 과제’ 주제 발표를 통해 방과후학교가 더 효과적인 사교육 경감대책으로 기능하기 위한 정책방안으로 질적 우수성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 있는 대체재’로서의 효능 확보,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 운영, 사교육시장의 인위적 수요창출 규제, 동시에 평가인증제와 연계된 민간영역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장 이뤄질 수는 없지만 공교육을 개선해 과외 받을 필요가 없는 교육문화를 조성해야한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방과후 학교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방과후 프로그램을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해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수학과 영어 과목 등 사교육 비율이 높은 과목의 1교실 2교사제의 도입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OECD 평균보다 낮은 수학과목 수업시를 늘리는 것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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