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2:23 (토)
‘사드 반대’ 해결 국가안보는?
‘사드 반대’ 해결 국가안보는?
  • 김채현
  • 승인 2016.08.28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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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채현 부산해운대경찰서 우동지구대 경위
 지난해 봄 감기의 일종인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준전시 상황의 비상사태라고 하는 사람까지 나오며 나라가 시끌벅적했다.

 감기지만 전염병이니까 이를 두고 준전시 상황이라고 비약시켜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하자. 그러면 북한의 핵무기 공격으로 수십, 수백만 명의 인명이 살상될 수 있고 국가의 존망이 달린 사안에 대해서는 이웃 나라 눈치나 보며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며 평시 상황처럼 한가하게 대응하는 듯한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주변국들은 핵으로 중무장하고 위협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갑론을박하며 적전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또 연출되는 것 같다.

 이를 보고 있자니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포샤의 판결이 떠오른다.

 주인공 안토니오는 악덕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면서 기한 내 갚지 못하면 가슴살 1파운드를 베어가도 좋다는 조건으로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한다.

 판관인 포샤는 “살점은 베어 가되, 대신 피는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다”라는 아이러니한 판결을 내린다.

 포샤는 안토니오를 돕기 위해 궤변의 논리로 안토니오의 손을 들어줬다.

 독자들은 이 대목에서 문학적 감상의 유희로서는 충분히 감동을 받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먼 책 속의 이야기다.

 흔히들 억지를 부릴 때 이와 유사한 상황이 많이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드 반대는 정부에서 수술은 하되 메스는 대지 말고 하라는 것이 이와 같은 억지가 아닐까 싶다.

 시위진압은 하되 물대포도 안 되고 물리력 행사도 안 되고 부상자가 생겨도 안 되고, 더 나아가 아예 진압부대를 만들어서도 안 된다는 식이다.

 국가안보의 책임은 정부에 떠넘기면서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마저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

 미군기지 이전도 그렇고 해군기지 건설도 그렇고 사드도 그렇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기는 사용하면서 대안제시도 없이 원전반대만 한다.

 한 번이라도 대안을 제시하면서 방안을 함께 고민이라도 해본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남북분단으로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

 국민모두가 국방비 부담을 떠안고 남자는 병역의무까지 추가로 더 지고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발사를 하고 협박을 하는데 정부가 사드 배치와 같은 대비를 하지 않고 안일하게 수수방관 한다면 그것이야 국토를 수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로서는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호란과 왜란에 수도 없이 시달려 온 우리의 역사를 상기하며 미래에 대한 판단이 확실치 않을 때는 과거를 거울삼아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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