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만개할 무렵 다른 지자체에서는 축제를 열 정도로 귀빈 대접을 받는 연이 창원에서만은 애물단지로 취급받는 이유가 있다. 생태계를 교란시킬 정도로 연이 급격하게 번지기 때문이다.
창원시가 용역을 통해 파악한 올해 주남저수지 연 군락 면적은 64만 7천500㎡에 달한다. 주남저수지 수면의 14.9%, 축구장 90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지난해 55만 4천㎡(11.5%), 2013년 34만 2천㎡(7%)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확산 속도다.
저수지 가장자리 대부분과 가운데 수면에까지 연 군락이 퍼져 있다. 철새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수면에 녹색 융단이 깔린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창원시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연이 확산 추세지만 올해는 전파력이 상당이 높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연군락이 문제가 되는 것은 햇빛을 막아 다른 식물의 성장을 막기 때문이다. 환경단체와 이곳 어민들은 다른 수생식물을 죽이면서 자라는 ‘깡패식물’이라고 부른다. 옛날에는 주남저수지에 연이 별로 없었으나 최근 몇년간 단일식물로는 최대군락을 이뤘다. 제거는 배 밑바닥에 와이어를 설치해 배가 이동하면서 줄기를 자르는 방식이다.
김산 어촌계장은 “배 8척이 일주일에 두 번씩 연 제거작업을 하는데 제거속도보다 확산속도가 훨씬 빨라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창원시와 주민들은 연 확산 이유로 주남저수지 수심이 낮아진 것을 꼽았다. 수심이 2m 정도는 돼야 하는데 현재 주남저수지 수심은 1.2m에 불과해 밑바닥에서 줄기가 올라오는 연이 자라기에 딱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김산 어촌계장은 “주남저수지 준설을 그동안 거의 하지 않았다”며 “높아진 바닥 때문에 수심이 낮아져 연 서식에 안성맞춤인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