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2:40 (금)
국민이 “개, 돼지”라는 공직자
국민이 “개, 돼지”라는 공직자
  • 김선필
  • 승인 2016.07.12 2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선필 시인ㆍ칼럼니스트
 병신(丙申)년도 절반이 훌쩍 지나 염장군은 유난히 맹위를 떨치고 사드 배치 파문으로 나라 안팎의 정세마저 예사롭지 않은데 지난 7일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2-3급)이 한 언론 매체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참으로 기가 막히는 망언(妄言)을 해 그러잖아도 무더위에 지쳐 있는 국민들을 더 한층 나락으로 밀어뜨리고 있어 얼굴이 화끈거린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99%의 민중은 개, 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를 내 자식 일처럼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은 위선이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 개, 돼지라니? 그러면 그(나향욱)는 대체 어디서 나온 사람(개, 돼지)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이 나라는 개와 돼지우리라는 말이 된다. 참으로 어이없고 충격적이다. 아무리 취중자리이며 영화를 빗댄 말일지라도 이 나라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을 넘어 경악할 일이다.

 국가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좌지우지하는 막중한 교육정책을 수행하는 위치인 교육관료는 어떤 직책이나 정치인보다도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막중한 자리이다. 더구나 나 국장의 경우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대학 구조개혁, 누리과정 등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고위관료로서 국민을 개, 돼지로 인식하고 신분제 운운하며 구의역 김군의 억울한 죽음을 위선으로 묘사하는 막가파식 언행과 가치관, 최소한의 품위와 삐뚤어진 사고방식을 보면서 실망과 함께 전국민은 분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 마디로 나향욱(국장)은 자격도 인성도 부족한 수준미달의 관리임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러한 인물을 올해 3월 승진 발령시킨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국민 전체를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시킨 나향욱 기획관을 즉시 파면조치하고 기본 인성과 가치관 등을 검증하지도 않고 발령한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는 물론 사퇴해야 마땅할 것이다.

 또한 이 나라 사법부 역시 전 국민을 개와 돼지로 모욕하고 명예훼손한 나 기획관을 정당한 법의 잣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안 역시 제식구 감싸기 등으로 보직변경이나 단순 파면조치 등에 그칠 경우 전국민적 분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다산 선생은 말씀하셨다. “목민관(牧民官)은 공복(公僕)이다.”, “백성을 주인으로 섬기고 받들어야 하며, 군림(君臨)해선 안 된다”고.

 적어도 다산의 목민심서 중 애민(愛民) 6조만이라도 정독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성과 인품을 지닌 자가 공직에 등용돼야 한다.

 모든 공직자(사시, 행시, 국회의원, 기초의원과 공기업장 등)는 국가가 인정하는 인성사관학교에 입학 그 자격에 해당하는 인성교육을 반드시 이수한 후 먼저 사람이 됐는가(인성)의 검증 후 그 직에 임명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이런 사안을 계기로 대한민국 공직자의 심성과 인성, 가치관, 공직자 윤리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지난 시절 망국의 원인이 됐던 신분제의 부활, 민중이 개, 돼지 운운하는 발언이 이 나라 고위 공직자의 입에서 나오는 오늘.

 제2, 제3의 나향욱 아니 어쩌면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그와 같은 공직자가 또 있을까. 두려움에 무더위마저 다시 엄습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