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1:50 (수)
만만한 문화기획학교
만만한 문화기획학교
  • 김은아
  • 승인 2016.07.11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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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관장
 매주 화요일, 목요일 저녁에 문화기획 강의를 듣고 있다. 지난해 김해시 문화재단이 지역문화의 진흥과 지역 활성화를 위해 문화인력을 양성하는 문화기획자 양성과정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지난해에 강의를 듣고 올해는 청강생으로 참석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김해의 문화의 미래가 밝아 보여 좋다.

 강의를 통해 문화기획자가 될 것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기 전에 자신이 생각하는 ‘문화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러한 문화가치를 소비하는 입장이 아니라 생산자의 입장이 돼보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아닐까 싶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문화를 즐긴다고 하면 어딜 가서 돈을 내고 특별한 것을 보고, 듣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최근 들어서 그러한 생각들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일상에서 사람들이 함께 보고, 듣고, 즐기는 것 또한 문화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의 참여 속에서 공통적인 관심사를 향유하며 사소하게 보여지는 것이라도 함께 즐긴다면 그것이 모두가 지향하는 문화가 아닐까 싶다.

 지난 4월 허황옥실버문화축제를 총괄 기획해 5일간의 축제를 진행했다. 축제를 진행하면서 내가 무엇을 창작하고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시간과 공간을 활용해 전시하고 공연으로 올리는 것이 중요했다. 할머니들이 배움을 통해 준비한 무대 공연과 전시작품이 효과적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함께 공감하고 동참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할머니들만의 축제를 만들 수 있었다.

 문화기획은 문화와 예술을 대중에게 제공하는 매개 작업으로 제2의 창작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문화기획은 축제, 공연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이벤트에서부터 디지털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중적 문화와 예술 관련 산업을 포괄하는 문화, 예술의 상품화 작업이며, 자본의 유치와 투자, 문화 인프라와 인력의 운용 그리고 홍보 마케팅에 관한 전문화된 경영 기법을 필요로 한다.

 또한 문화기획은 대중적 정서의 함양과 계몽 그리고 정신문화적인 가치 추구를 기본정신으로 하는 문화, 예술적 작업으로 대중과 사회에 대한 도덕적 의무와 책임감을 부여받는다.

 이런 이유로 문화기획은 물질적 생산력과 이윤창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산업과는 다른 경영마인드와 기법이 요구되며, 대중문화의 예술성과 의미 그리고 사회적 영향과 기능 등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그 속에서 문화기획자는 중간자의 역할이다. 문화를 생산한 사람과 향유하는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자이며, 아티스트이고, 경영자이다. 그러므로 문화를 기획하려는 사람의 자세는 새로운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시대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실현해나가는 것이다.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담아내려고 하기보다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문화를 생산하고 향유하는 사람들의 교감과 소통이 중요하다. 인간다운 문화, 인간미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일 수 있어야 한다. 일방의 이야기로 채워진 문화는 결코 함께 향유하기 어렵다. 그래서 요즘 젊은 작가들은 대중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카페나 거리로 전시장소의 자리를 옮기고 있다.

 김해시는 원도심 재생사업으로 국고를 지원받았고, 문화도시 신청을 정부에 한 상태이다. 이 자리를 지금 문화기획 양성과정을 통해 배출될 젊은이들이 함께해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소통, 교감을 통해 김해를 다른 도시와는 차별화되는 문화도시로 만들어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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